"호주머니 털어 어렵게 캠프운영…국민께 심려 송구"
"朴대통령 소개했다는건 상상못해, 최근 문자왔지만 통화안해"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10일 고(故)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자신에게 7억원을 건넸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고 말했다.
허 전 실장은 이날 오후 '보도 해명자료'를 통해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자신이 클린경선 원칙 하에 돈에 대해서는 결백할 정도로 엄격하셨고, 이를 기회 있을 때마다 캠프 요원들에게도 강조해왔기 때문에 그런 금품거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참여 의원들을 비롯한 캠프 요원들은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면서 어렵게 하루하루 캠프를 운영했다"며 "이는 박근혜 후보 선거캠프를 매일같이 출입하셨던 언론인들께서도 잘 아시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자원외교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다 전날 숨진 채 발견된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2007년 경선 당시 강남의 리베라호텔에서 3∼4차례에 걸쳐 허 전 실장에게 현금 7억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허 전 실장은 "경위를 떠나서 망인(亡人)의 이야기를 놓고 가타부타하는 사실 자체를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이번 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 전 실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도 성 전 회장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구체적 금품 전달 장소와 액수가 명시된 것에 대해 "그건 그분의 주장이고, 왜 그랬는지 모른다"며 "당시 내 직책이 어디든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는 직능총괄본부장이어서 시내 호텔은 안 가본 데가 없지만 돈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허 전 실장은 자신이 당시 박근혜 후보와 성 전 회장의 만남을 주선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경선캠프의 매일 오전 대책회의에서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우리를 도와주겠다고 한다'고 보고한 적은 있다"면서도 "당시 박 후보님은 전국을 다니느라 바빠서 경선 캠프에 거의 오지 않았다. 그런 분에게 신분도 확실치 않은 사람을 만나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허 전 실장은 성 전 회장과의 친분에 대해서는 "내가 충북도지사를 하지 않았나. 이분이 정치에 뜻이 있어서 충청 관련 모임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나타나 그런 자리에서 몇 차례 만났다"며 "그리고 정치판에 나오니까 또 찾아오고 그랬는데 엄청나게 친하고 흉허물이 없는 사이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허 전 실장은 또한 비서실장 시절 성 전 회장과 연락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성 전 회장이 현역의원이었고 선진당 원내대표 출신이어서 우리 당과 합당 이후 잘 안 풀리는 문제에 대해 전화를 걸어왔고, 거기서 나온 문제를 당 사무총장에게 챙겨달라고 전달해준 게 전부"라고 말했고, 최근 구명운동 차원에서 통화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는 많이 왔지만 내가 현직도 아니어서 도울 방법이 없어서 전화를 안 받았다"고 답했다.
허 전 실장은 특히 성 전 회장이 자신의 이름을 거론한 것 배경에 대해 "지금 기획사정을 하고 있고 내가 친박(친박근혜)이라 생각할 것 아닌가. 자신을 이렇게 내몬 사람들에게 오해를 했고, 섭섭함이 도를 넘어 저런 극단적 선택을 한 게 아닌가 추측할 뿐"이라고 전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