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사건이요? 그런 거 전혀 없습니다.” 최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의 한 야산에서 50대 여성이 살해돼 유기된 사건이 발생했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 사실 확인 차 경찰에 전화한 취재 기자에게 돌아온 대답이다.

 

살인과 같은 강력 사건은 도민들이 충분히 관심을 갖고 궁금해 함직한 사건으로서 경찰 본연의 임무인 ‘민생 치안 확립’과도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하지만 사건 발생 당일 낮 12시께 사체가 발견됐음에도, 몇 시간이 흐른 뒤 해당 사안을 물어보는 기자에게 담당 경찰관과 112종합상황실은 “그런 일이 없다” 혹은 “다른 분께 물어보라”는 식의 거짓으로 대응했다.

 

특히 경찰은 사건 발생 하루 뒤인 지난 2일 오전 용의자를 긴급 체포한 이후에도 언론의 취재에 범행 동기·시점, 피해자와 용의자 간의 관계 등 기본적인 사실 조차 확인해주지 않은 채 “조사 중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며 함구로 일관했다.

 

이처럼 사실을 알리려는 언론 취재와 관련해 경찰이 지나치게 수사 편의적인 발상으로 일관, 사건을 은폐하고 있는 데 어떻게 ‘공감 치안’을 외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물론 경찰도 업무특성상 숨겨야할 부분이 많고, 수많은 민원·사건에 스트레스도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다수의 제주 경찰이 ‘민중의 지팡이’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사실 확인과 소통이란 대원칙에 의심의 눈초리가 쏠린다는 점은 분명 개선이 시급한 대목이다. 치안을 책임지는 제주 경찰 본연의 임무를 완수하려면 도민들의 신뢰는 필수란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민중의 지팡이는 국민의 믿음이 있을 때 바로 설 수 있다. 경찰관의 한마디, 행동 하나에 솔선을 보여줄 때 비로소 도민의 믿음을 얻을 수 있다.

 

‘안전한 제주, 사랑받는 제주 경찰’을 위한 첫 걸음이 바로 여기에 있는 만큼 경찰 내부에서의 뼈저린 반성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