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추격자' 박지원…뒤집기 일보직전서 무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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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투표에선 문재인 제압…집념의 승부사 기질 보여줘
'네거티브 선거' 비판론 경선승복으로 상쇄될 듯

"지고도 이긴 선거."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재선의원 시절인 2009년 5월 원내대표 선거에 뒤늦게 뛰어든 지 일주일만에 20표를 얻으며 선전하자 회자되던 말이다.

   

8일 전당대회 뚜껑이 열리자 당 안팎에선 당시와 비슷한 평가가 나왔다.

   

"2017년 정권교체가 되면 홀연히 떠나겠다"고 배수진까지 치며 열망했던 '당권의 꿈'은 끝내 좌절됐다. 그러나 내용 면에선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는 후한 평가가 나왔다.

   

당내 유력 대선주자이자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지원을 받은 문재인 대표와의 대결에서 상대를 3.52%포인트의 차이로 턱밑까지 추격했기 때문이다. 전대 목전에서 불거진 룰 파동으로 악조건이 조성된 가운데 이뤄낸 결과여서 더욱 값지다는 게 자체 평가이기도 하다.

   

특히 대의원에서는 밀렸지만 대의원과 함께 '당심'을 이루는 당원 투표에서 문 대표를 누른 것은 호남의 맹주로서 자리매김하는 데 버팀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전 초반만 해도 당내에선 "해보나 마나한 선거"라며 문 대표의 낙승을 점치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박 의원이 '당권-대권 분리론'을 앞세워 기선제압에 나서는 등 특유의 개인기로 '문재인 대세론'을 무너뜨리면서 막판 판세는 대혼전으로 빠져들었다. 전대 코 앞에서 불거진 룰 파동 이후 동정론이 고개를 들면서 그의 지지기반인 호남 뿐 아니라 '이-박(이해찬-박지원) 담합' 전력으로 자신에게 회의적 시선을 보냈던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결집을 끌어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박 의원이 당내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비노(비노무현)·비문(비문재인) 진영의 구심점을 자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당내 주도세력 전면교체로 소외감이 극대화된 비노·비문 진영을 규합하며 당권파에 대한 견제자로서 '볼륨'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문 대표의 '탈(脫)계파·탕평' 의지에도 불구, 비노·비문 인사들 사이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불이익에 대한 위기감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이 과정에서 박 의원이 김한길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박영선 전 원내대표, 김부겸 전 의원 등 친노 진영과는 거리가 있는 당내 유력인사와 공조를 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내 파워를 기반으로 차기 대선국면에서 킹메이커를 자처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대여 관계나 정체성 면에서 문 대표에 비해 중도온건파, 협상파로 분류되는 만큼, 안으로는 문 대표와 각을 세우는 한편 밖으로는 특유의 전투력을 바탕으로 대여공격의 선봉에 서며 건재를 과시할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전대 후 휴지기는 "가만히 있으면 아프다"는 그의 말대로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이날 결과가 나오자 마자 "당연히, 반드시 승복해야죠"라며 "승자가 잘해주길 바라며, 저는 당원으로서 그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 대표에 대한 집요한 공격으로 이번 전대를 네거티브 공방으로 흘러가게 한 책임론은 향후 정치 행보에 족쇄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구태' 이미지가 각인되면서 차기 총선 국면에서 '호남 물갈이론' 속에 퇴진 압박에 몰릴 것이란 시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에선 박 후보가 당을 깨고 나갈 것이란 시나리오도 나돌지만 그 스스로 "분열로 가면 안 된다"고 공언한 만큼 분당은 선택지가 아닐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 의원은 "박 의원이 변신에 능한데다 현실적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필요한 경우 문 대표와 다시 손을 잡으며 실리를 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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