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여성 배려한 정책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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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소수자 문제…윤여주(1318논술연구소 언어논술 강사)
최근 들어 한국 사회에서는 차이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작게는 개인 간의 차이에 대한 논의부터 넓게는 집단 간의 다름을 어떻게 이해하고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까지 그 양상은 실로 다양하다. 그 중 사회적 약자로서 억압받던 이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두드러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인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이를 위한 평등의 실현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마땅히 고려되어야 하는 논제일 것이다. 한 사회의 진보의 평가가 이러한 측면을 얼마나 개선했는가의 여부에 달린 만큼 이와 같은 논의는 우리 사회의 의식 발전을 반영하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논술은 대체로 그 사회의 문제와 발전 방향을 논하는 논제를 주로 다루고 있으므로 여성·소수자에 대한 이해는 상당히 중요하다 하겠다.

그렇다면 사회적 약자, 소수자의 범주와 정의에 대해 우선 고민해 보자. 소수자는 표면적으로는 적은 숫자의 인간 군(群)을 가리키는 듯하지만 재벌 등을 소수자로 여기는 경우가 없는 만큼 이는 권력에서 소외된 약자를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을 소수자로 이해하는 경우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성은 인구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그 권리가 상당히 신장된 측면이 있지만 여전히 사회적으로 억압받고 차별받는 약자라는 점에서는 공통되는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마다 그 지형이 다른 만큼 소수자의 범주는 상대적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여권이 상당한 프랑스에서 여성을 소수자라고 이해하지는 않을 것이다. 때문에 진보된 사회일수록 소수자는 그만큼 적을 것이고 그에 대한 논의도 상대적으로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이를 활발히 논의하는 데까지 도달한 점에서는 많은 성장이 있었다고 볼 수 있지만 그것이 이처럼 주요 쟁점이 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더 노력할 여지가 많다는 반증일 수도 있는 것이다.

우선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꼽히고 있는 여성 문제에 대해 고민해 보다. 한국 사회는 전 세계에서 남성과 여성이 느끼는 성에 대한 불합리지수가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 남성은 남성대로 힘든 군복무와 능력 있는 사회인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여성은 여성대로 예쁘고 가녀린 지극히 여성스러운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양자가 갖고 있는 이와 같은 피해 의식은 사회의 통합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회의를 심화시킬 수 있는 만큼 지나친 젠더 의식과 관련한 문제의 해결은 시급한 실정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여전히 유교 문화를 바탕으로 한 가부장제가 중요한 이데올로기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남성에 비해 여성이 느끼는 억압의 측면이 더 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여성의 문제가 더 심각한 사회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느끼듯이 여성의 사회 진출과 지위 상승은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의 고위층에 도달하는 여성은 극소수이다. 소위 ‘유리 천정’에 가로막힌 여성의 승진 문제가 최근 빈번하게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이를 시정할 수 있는 여성 고용, 공천 할당제 등의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한 것이다. 그리고 여성은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출산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여성의 몸에 대한 배려로 생리 공결제, 유급 출산휴가 등의 제도적인 보완이 계속해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더불어 여성 스스로 지나친 젠더 의식에 구속당하기보다 자신의 주체를 찾으려는 노력도 꾸준히 필요하다.

또 다른 소수자인 장애인의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 나라의 장애인은 5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상당한 숫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은 그만큼 눈에 띄지 않는다. 아마도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여전히 불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들이 집을 나서면서부터 부딪치는 수많은 장애물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환경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는 왜 많은 돈을 들여가며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만들고 배려를 계속해야 하는 것일까? 통계에 의하면 이들 장애인의 90%는 사고에 의한 후천적인 장애라고 한다. 이는 현재 비장애인인 우리도 언제든지 같은 상황이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또한 그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보면 그들도 우리처럼 성공하고 싶고, 행복하고 싶은 평범한 사람임을 느낄 수 있다. 단지 신체의 한 부분이 달라서 그 성공과 행복이 다소 먼 것뿐이다. 사람은 모두 행복할 권리가 있는 만큼 이들이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사회적인 배려를 하는 것은 사회가 모두 행복해지는 길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많은 장애인이 해마다 이동권의 자유를 보장하는 요구에 대해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저상버스를 확충하고, 길가의 턱을 최대한 낮추고, 엘리베이터를 만드는 등의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 또한 장애인의 취업 확대를 위해 현재 시행중인 장애인 의무 고용 규정을 강화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장애인을 바라보는 멸시의 시선도 캠페인이나 교육을 통해 계속해서 시정해야 한다.

그 외에 소수자로 최근 혼혈 한국계 가수 에이머리의 내한으로 다시 한 번 혼혈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와 같은 관심은 하인즈 워드의 성공 이후 혼혈인을 대하는 한국 사회의 많은 변화를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15%에 육박하는 국제 결혼 비율에 비례해 볼 때 여전히 남아 있는 한국인의 순수 혈통에 대한 막연한 우월 의식은 계속해서 극복해 나가야 하는 고정 관념이다. 근거가 부족한 단일 민족의 신화를 강조하기보다는 다른 존재에 대한 수용의 태도를 지속적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교육해야 한다. 또한 그들이 그 동안 우리 사회에 기여한 점을 적극 홍보하는 것도 혼혈인에 대한 위상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그 동안 우리 사회의 이방인으로 존재해 온 혼혈인들이 스스로 한국인으로서 일체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방안들이 때로 역차별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영화 ‘크래쉬’에 등장하는 Affirmative action(소수계 우대 정책)에 대한 백인의 반발은 실제 현실에서 자주 목도된다. 그러나 사회의 구조가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지속적으로 가하여 그들을 부당한 위치에 서게 한 만큼 이를 시정하기 위한 고용 할당제 등의 법안은 당분간 필요할 것이다. 미국에서도 대학 입학에서 역차별을 당했다는 백인 학생의 헌법소원이 패배한 사례에서 보듯이 사회의 실질적인 평등을 위한 노력은 현실적인 지지를 얻고 있으며 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로운 사회는 ‘누구나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라고 한다. 여성으로서 장애인으로서 성적 소수자로서 살아가는 일이 고통이 되지 않도록 사회 전체적인 배려와 관용이 절실한 실정이다. 그들은 이미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존재하고 앞으로도 같이 가야 하는 이들임을 인정해야 한다. 또한 다수와 소수는 상대적인 구분일 뿐이며 누구든 언제든 입장이 바뀌면 소수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나라마다 헌법 제1조는 그 나라의 가치를 드러내는 척도라고 한다. 다원화된 현대 사회에서 네덜란드 헌법 제1조 ‘모든 종류의 차별을 금지한다’는 조항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우리 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태도를 적극 수용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실전 문제>

<문제1> 제시문 (가)는 성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지적하는 과학자와 인문학자의 대화이다. 이와 유사하게 우리 사회에서 발견되는 젠더 의식을 사례로 제시하고 그것이 왜 문제인지 논술하시오.(400자





<문제2> 제시문 (다)는 우리 나라의 여성 사회 참여 현황이다. 제시문 (가)와 (나)를 참고하여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시오.(600자)





(가) 최재천 심지어는 ‘필요 없는 존재로서의 남성’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다가 정자 안에 이미 아주 작은 사람이 들어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어요. 그렇지 않고는 도저히 남성이 번식의 주체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으니까요. 그런데 그런 사고는 본질적으로 문제가 있어요. 왜냐 하면 한 사람의 정자 안에 또 한 사람이 들어 있어야 되고, 그 정자 안에 또 있어야 되고, 그리고 계속 또 있어야 되잖아요. 마치 러시아 인형처럼 작은 것들이 무한대로 계속 나와야 하는데, 이건 불가능한 이야기죠. 그런 주장까지 하면서도 지켜야 하는 게 남성의 존재입니다.

사실 진화 생물학에서 보면 수컷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수컷은 꼭 필요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존재가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거든요. 암컷으로만 되어 있는 종은 있어도 수컷으로만 되어 있는 종은 없잖아요. 번식을 못하니까요. 아마 최초의 동식물은 다 무성 생식을 했겠죠. 무성 생식을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다 암컷이에요. 암컷이 암컷을 낳는 거죠. 그런데 유성 생식으로 건너올 때 수컷이 만들어진 것이죠. 성서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아담이 만들어지고 아담의 갈비뼈를 하나 뽑아서 이브를 만들었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발상이죠. 이브가 만들어지고 그로부터 아담이 만들어졌다면 생물학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반대는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우긴 것이 어떻게 보면 도 선생님의 말씀대로 생물학, 사회생물학이 초창기에 잘못된 주장을 옹호한 것처럼 되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생물학, 최소한 사회생물학은 그런 오명을 벗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의 질서라는 게 결국은 암컷으로 이루어져 있고, 수컷은 암컷이 번식하는 데 잉여로 만들어진 존재라는 걸 사회생물학, 즉 진화생물학이 누구보다도 명확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도정일 중세 서양의 화가들이 아이들을 그려놓은 것을 보면 이건 ‘아동’이 아니라 ‘작은 어른’입니다. 정자 안에 사람이 들어가 있으니까 어린애들도 어린이가 아니라 몸집 작은 어른이죠. 그런데 생물학적으로 보면 남성은 필요 없는 거다?

최재천 그래요. 없어도 됩니다. 그런데 있으니까 좀 낫더라 해서 생겼는데 요즘 여성들이 그것을 인정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도정일 사실 이데올로기로서의 관점에서 보면 고대 신화는 가부장제 질서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부분이 많습니다. 아담의 갈비뼈에서 여자를 뽑았다고 하는 것은 가부장제 질서를 굳히는 데 아주 유용한 얘기죠. 남자 먼저, 그 다음에 여자 순이니까요. 생물학적으로 남성이 잉여 존재라면, 신화에서는 여성이 잉여 존재입니다. 그리스 신화에는 히브리 신화의 ‘아담’에 해당하는 남성 존재가 없지만, 남자 먼저, 여자는 그 다음이라는 순서만은 똑같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판도라가 여성의 시조인데, 신들이 판도라를 만들어 내보내기 전에 지상에는 남자들만 살고 있었어요. 게다가 남자들의 세계에 질병과 죽음을 가져온 것도 여자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 전편이 아주 정교하게 가부장제 남성중심주의 이데올로기로 짜여 있어요.

- 도정일?최재천, 『대담 -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





(나) 기존의 사회는 남녀 불평등 사회였다. 남자는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가지고 여자는 아무리 노력하여도 사회에서 승진하거나 대우받지 못하는 것이다. 사회에서의 이러한 경향이 가정에서도 적용되어 남자는 귀한 일이나 존대 받는 일을 하고, 여자는 육체적 고통이 따르는 가사 노동에 마지못해 얽매이고 있다. 이런 불평등한 상황에서 이혼은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서





(다) 유엔 개발 계획(UNDP)이 매년 발표하는 여성 권한 척도(Gender Empowerment Measure)에 따르면 지난 해 우리 나라 여성의 권한은 조사 대상 80개국 가운데 59위에 머물렀다. 이는 2001년 64개국 중 61위, 2003년 70개국 중 63위에 비하면 다소 향상된 것이지만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 지수의 산출 근거는 국회의원 여성 비율, 행정 관리직 비율, 전문 기술직 비율, 남녀 소득 비율 등 4가지이다. 우리의 경우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13%, 행정 관리직이 6%, 전문 기술직이 39%, 남녀 소득 비율이 0.48(남자 1기준)로 집계돼 낮은 점수를 면치 못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이 지수를 16대 국가 관리 지수의 하나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소수 여성들의 눈에 띄는 약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아직 남녀 평등이나 여성에 대한 권한 위임이란 면에서 갈 길이 멀다. 조직의 허리 이상에 해당하는 중간 관리자의 비율이 낮고, 정부나 민간을 통틀어 여성이 핵심적 위치에 진출하는 경우가 적다. 젊은 세대 여성들의 진입이 늘기는 했지만 남성에 비해 여전히 취업 장벽이 높다.

- 경향신문 2006년 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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