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민들 '명문교 추진위' 구성, 다세대주택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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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금초...올해 학생 수 110명 선까지 회복 "소프트웨어 강화에 주력"
   

제주시에서 일주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약 24㎞지점에 위치한 애월읍 곽지리.

 

이곳은 선사유적인 곽지패총과 애월읍 유일의 해수욕장 등으로 유명하다. 여름 초입마다 이곳의 과물해변 용천수에서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줄기를 맞는 피서객들의 모습은 연일 매스컴을 장식한다.

 

이 마을에 있는 곽금초등학교(교장 장영주)는 여느 농촌지역 학교처럼 학생 수가 감소하자 마을 주민들이 똘똘 뭉쳐 ‘학교 살리기’를 추진한 결과 위기를 극복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

 

곽금초는 1946년 1월 주민들이 곽금공립국민학교설립기성회를 조직해 그해 9월 설립했다. 그때까지 학생들이 애월초에 재학하는 상황을 가슴 아파하던 마을 유지들이 애향심을 발휘해 학교를 세운 것이다.

 

‘문필봉’의 기상을 계승해야 한다는 신념도 작동했다. 문필봉은 탑처럼 솟은 암석으로 “마을에서 문인이 많이 배출된다”는 주민들의 깊은 믿음의 발원지다.

 

하지만 곽금초도 1980~2000년대 전국적인 이농 현상과 출산율 감소로 인한 학생 수 급감의 파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1983년까지 300명을 웃돌던 곽금초의 재학생 수는 이후 꾸준히 감소해 1995년부턴 100명에 못 미쳤다. 급기야 2012년 재학생은 65명까지 줄었다.

 

마을에 위기감이 엄습했다. 재학생이 60명 이내일 경우 통·폐합 대상 학교로 지정한다는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방침에 따라 학교가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극에 달한 것이다.

 

이미 2008년에 주민들은 학교는 곧 마을과 운명이 같이 한다는 데 공감해 임원들을 중심으로 ‘명문 곽금초 만들기 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 다세대주택을 지어 초등학생을 보유한 외부 가구를 마을로 끌어들이는 방안이 추진됐다. 주민들은 성금 약 5억3000만원을 모았다.

 

다세대주택 건립은 2011년 본격화됐다. 주민들은 속칭 ‘답단이’ 일대 약 2700㎡ 부지를 매입했다. 그런데 이곳에서 문화재가 발굴돼 시굴조사를 위한 막대한 추가비용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과물해변 인근으로 부지를 변경해 2012년 10월 착공했다. 2013년 4월 말 24가구·3개 동 규모의 ‘과물다세대주택’이 완공됐다.

 

예산은 총 24억7000만원으로 주민 성금과 충청북도교육청 제주연수원 건립 부지 매각대금 약 20억원, 제주도 지원금 5억원 등으로 충당했다.

 

과물다세대주택은 즉각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해 전입생 44명이 곽금초로 유입돼 학생 수가 100명을 훌쩍 넘고 오는 3월 새 학기 땐 111명에 달할 전망이다. 1994년 수준 학생 수다.

 

지난해 부임한 장영주 교장은 곽금초 18회 동문으로 명문 학교 만들기 추진위에 동참했다.

 

장 교장은 “학교는 마을의 구심점으로 주민들의 자존감과 직결된다”며 “곽금초가 하드웨어 면에서 학생 수 급감이란 위기를 벗어난 만큼 이제 명문교로 도약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교장은 “곽금 8경 올레길 활성화와 씨름부의 명성 되찾기, 문화예술축제 운영, 대전 가오초와의 자매결연 강화, 문예체육활동 진흥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교생이 건강한 꿈을 꾸고 주민들은 자부심을 갖는 배움터로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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