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이 포화시점으로 예상되는 제주공항의 인프라 확충 필요성에는 도민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지만 기존 공항 확장과 제2공항 건설 등 구체적인 방법을 놓고는 여론이 분열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는 인프라 확충 방안에 따라 항공기 소음 피해와 경제적 파급 효과 등 공항의 부정적·긍정적 영향을 받는 지역이 달라져 지역이기주의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항 인프라 확충으로 인한 갈등 우려=국토연구원이 2010년 6월부터 2012년 4월까지 수행한 ‘제주공항 개발구상 연구’에 따르면 현재 제주공항을 확장하게 되면 제주시 도두동 주민들과 도두·신사포구 인근에 밀집된 상가들은 이전이 불가피하다.

 

또 제2공항 건설 역시 500만㎡에 달하는 대규모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일부 마을을 강제로 수용해야 하고 인근지역까지 소음 피해가 발생, 해당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공항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공항으로 인한 피해를 꺼리는 님비(NIMBY)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직접적인 소음 피해지역에서 벗어나는 주민들은 공항 유치나 기존 공항 확장에 찬성하면서 반대 주민들과 충돌, 지역 공동체가 파괴되는 ‘제2의 강정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공항이 가져다주는 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한 기대로 인해 핌피(PIMFY) 현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복수공항을 운영하고 있는 일본 오사카부에서는 제2공항인 간사이국제공항 개항으로 제1공항인 이타미공항(오사카국제공항) 주변 상권이 위축되자 이타미공항의 철거를 주장했던 주민들이 다시 공항 활성화에 나설 정도로 공항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타미공항 주변지역 상권규모는 1993년 1조3764억엔에서 1994년 간사이공항이 개항하자 1995년 5739억엔으로 8025억엔(58%) 줄어들었다.

 

▲PI로 갈등 최소화=공항 인프라 확충으로 인한 지역 간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확충계획 수립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지난 5일 착수한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용역’에도 제주도민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현의 나하국제공항은 지난 1월부터 바다를 매립해 활주로 1개를 추가로 건설하는 확장공사를 실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오키나와현은 나하공항 인프라 확충으로 인한 주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공항 확장을 위한 기초조사단계부터 PI(Public Involvement)제도를 운영했다.

 

PI는 대규모 개발 사업으로 인한 주민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업계획이 확정되기 전인 구상단계부터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사업 추진과정에 반영시키는 제도다.

 

일본 정부와 오키나와현은 2003~2007년 나하공항 인프라 확충을 위한 종합조사, 2008년 공항 구상, 2009년 공항시설 계획단계까지 모든 과정을 주민참여 방식으로 진행했다.

 

주민들을 찾아가 관련 자료를 전시하고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주민들과 소통하고 2만4000건이 넘는 건의사항을 접수했다.

 

특히 PI를 통해 주민들이 활주로 증설에 따른 환경파괴 문제를 제기하자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환경영향 평가를 실시해 친환경적인 확장공사 방안을 수립했다.

 

또 추가 활주로 설치로 인한 공항 인근 섬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활주로와의 이격 거리를 210m에서 1310m로 연장했다.

 

이로 인해 사업비가 1280억엔에서 1993억엔으로 713억엔(56%) 증가했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사업에 반영함으로써 주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PI제도 운영은 2009년 오키나와현 주민 1만353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바다를 매립해 기존 나하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에 대해 응답자의 94%가 찬성하는 등 주민합의를 이끌어 내는 성과를 얻었다.

 

이는 내년 11월까지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방안을 확정하게 되는 제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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