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 이·착륙용으로 구분해 시설 확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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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인프라 확충…일본은 어떻게 했나 (1)오키나와 나하국제공항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방안이 사실상 기존 공항 확장과 제2공항 건설로 압축됐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지난 9월 제321회 제주도의회 정례회에서 기존 공항 폐쇄 후 신공항 건설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데 이어 국토교통부가 지난 18일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착수보고회에서 제주도민의 의견이 중요한 정책 결정 요소임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제주일보는 일본의 기존 공항 확장 및 제2공항 건설 사례를 통해 각 대안에 대한 도민들의 이해를 돕고 문제점을 짚어본다.【편집자주】

▲기존 공항 확장=제주공항은 남쪽으로 도심지가 형성돼 있어 내륙 확장이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북쪽 바다를 매립해 활주로를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현의 나하국제공항도 2002년부터 공항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남쪽에 자위대(일본군)가 주둔하고 있어 내륙 확장이 불가능했다. 또 오키나와 대부분지역이 미군이 주둔하는 군사지역으로 지역 여건상 제2공항 건설은 확장 계획에서 배제됐다.

결국 나하공항은 북쪽 해안을 매립해 제2활주로를 조성키로 하고 지난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1993억엔을 투입해 기존 공항 확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0년 3월부터 나하공항 제2활주로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연간 항공기 처리용량이 13만5000회에서 18만5000회로 5만회(3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2활주로가 바다 위에 설치되면 활주로를 항공기 이륙용과 착륙용으로 구분해 사용해 소음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기존 공항 확장은 기존에 갖춰진 항공기 계류장, 여객·화물 터미널, 주차장, 진입도로 등 기반 시설을 활용할 수 있어 제2공항 건설에 비해 사업비를 줄이고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나하공항은 제2활주로 조성으로 지난해 660만명 수준이던 연간 공항 이용객이 1000만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국제선 여객 터미널 증축 외에는 별다른 기반시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

▲제주는=나하공항은 해안이 석회암 지질로 단단해 지반 침하 우려가 적고 수심도 10m 이하로 낮아 매립에 용이한 반면 제주공항은 수심이 30m 이상으로 깊어 나하공항에 비해 매립이 까다롭고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기존 활주로가 해상과 맞닿아 있는 나하공항과 달리 제주공항의 경우 활주로와 바다 사이 해안도로에 상가가 밀집돼 있고 소음 피해로 인한 제주시 도두동 및 이호동 일대 800여 가구의 이전이 불가피해 추가적인 토지 및 건물 보상비용이 투입돼야 한다.

특히 바다를 매립해 공항을 확장할 경우 지반 침하와 환경오염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올해 초 활주로 확장 공사를 시작한 나하공항의 경우 환경오염과 지반 침하 등 문제점들이 직접적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수심 20m 내외의 바다를 매립해 건설된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국제공항의 경우 조성 초기부터 지반 침하가 발생, 지속적으로 관리비가 투입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 연계돼야=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을 위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도 도민들의 중요한 관심사다.

오키나와현은 나하공항 주변지역 개발을 위해 1987년 3만5000㎡의 나하 자유무역지대를 지정하고 20억2000만엔을 투자해 각종 기반시설을 조성했다.

나하 자유무역지대는 원자재 및 부품을 수입해 이를 제조·가공, 무관세로 해외시장에 수출하거나 특혜세율로 일본 내에 판매하고 있다.

나하공항은 관광중심에서 물류중심의 아시아 허브공항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존 화물터미널의 5배 규모의 화물터미널을 신축해 조립 등 지역산업 발전을 뒷받침하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 2001년 제주공항 자유무역지역을 지정해 1차산품 및 첨단제품의 가공·수출 촉진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었지만 경제적 타당성 불투명 등으로 인해 무산됐다.

현재 제주도는 공항 인프라 확충 방안으로 24시간 공항 운영과 에어시티 조성 계획을 밝히고  있다.
공항 인근 지역에 새로운 복합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임을 감안하면 공항 자유무역지대 지정 대안으로 에어시티가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가 구상하고 있는 에어시티를 현 공항 인근에 건립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 나하공항 건설 공사에 지역업체 50% 이상의 참여를 의무화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공사에 지역 업체의 참여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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