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아는 제주 여성들의 협동정신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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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배 전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장...1940~50년대 방앗간에 밀려 사라져

“남방아는 제주지역 여성들의 화합과 협동 정신을 상징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이영배 전 제주특별자치도민속자연사박물관 관장(전 제주도문화재위원)은 17일 “남방아는 육지의 절구보다 훨씬 큰 독특한 농구로써 집안 여성들이 얼마나 화목한 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였다”며 “당연히 시어머니·며느리들의 사이가 좋아야 작업 효율도 높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관장은 “여성들이 개인플레이를 하면서 서로 호흡이 맞지 않을 경우 마을에서는 벌써 ‘서로 미워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며 “남방아가 집안 화합의 상징물인 이유”라고 밝혔다.

 

이 전 관장은 “과거 제주에서 10~15가구가 함께 사용하던 연자방아가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라면 남방아는 자가용인 격”이라며 “남방아 사이즈는 집안 위세와 비례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관장은 “가정에서 도정작업에 활용되던 남방아가 방앗간이 도입되면서 점차 사라졌다”며 “일제 강점기인 1940년대부터 방앗간이 생긴 제주시 한림읍과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에서 먼저 남방아가 자취를 감췄고 1950년대 말엔 대부분 마을에서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또 이 전 관장은 “남방아 하단인 굽을 깎아 달여 먹으면 아기를 지울 수 있다는 속설이 있었다”며 “굽 부분이 공이로 쿵쿵 때리는 압력을 받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인류학적으로 ‘사람 눈이 안 좋으면 물고기 눈을 먹어라’는 등의 유감주술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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