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연합뉴스 10대 국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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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진도 앞바다는 대한민국을 집어삼킨 '블랙홀'이었다. 어이없는 세월호 침몰과 더 어이없는 구조작업 부실로 수학여행중이던 안산 단원고 학생을 포함해 300명이 넘는 사망·실종자를 낸 참사에 온 나라가 눈물을 쏟으며 분노하고 자책했다.

   

사고수습과 원인규명을 둘러싼 논란 중에 정부가 잇따라 내세운 총리 후보자는 청문회 문턱을 넘기도 전에 낙마했다. 내수·투자 부진에 허덕이던 경제는 세월호 악재까지 만나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단순한 대기업 총수 그 이상의 무게감을 지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쓰러지자 회사도, 한국경제도 긴장했다.

   

 6·4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뚜렷하게 여야간 승부가 나지 않은 가운데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 성향의 후보가 대거 당선돼 교육 정책의 변화와 충돌을 예고했다. 군은 폭행 사망 사건과 총기난사, 방산비리 등으로 내내 휘청거렸고 청와대 비선의혹 문건 유출 사건이 터져 연말 정국에 파문이 일었다. 수능출제 오류 사태가 잇따르면서 교육 현장은 혼란에 빠졌고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참사의 아픔 속에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은 우리 사회에 한 줄기 빛이었다. 즉위 이래 시종 낮은 자세로 파격 행보를 계속한 교황은 방한 기간에도 세월호 유족을 위로하고 소외되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아픔을 달래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줬다.

   

연합뉴스는 다음과 같이 올해 10대 국내뉴스를 선정했다.'

 ■ 세월호 참사
    세월호 참사는 안전 불감증을 2014년 대한민국의 화두에 올린 초대형 사고였다. 세월호는 4월16일 오전 8시48분께 전남 진도군 병풍도 부근 해상을 지나다가 조타수의 조타 실수로 왼쪽으로 기울었다. 과적에다 묶기(고박)도 부실한 화물이 쏠리고 경사가 더해지면서 전복 후 침몰했다.

   

수학여행길에 오른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비롯한 승객과 승무원 476명이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는 길이었다. 온 국민이 모두 구조될 것이라고 믿고 참사 실황을 지켜봤기에 충격은 더 컸다. 이 사고로 295명이 숨졌다. 이에 더해 11월11일 수색이 종료될 때까지 9명은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가 수색 종료를 선언한 날 이준석 선장 등 승무원 15명은 1심에서 징역 5~36년을 선고받았다. 아울러 수사·기소권 보장 등을 놓고 벌어진 첨예한 갈등 속에 세월호 3법이 11월7일 국회에서 통과돼 참사 진상 규명 작업은 새해에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우리 사회에 큰 울림
즉위 후 세 번째 외국 방문지이자 아시아 첫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기간 내내 낮은 곳으로 임하는 모습으로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줬다. 공식 방한 목적은 윤지충 바오로 등 순교자 124위를 천주교 복자로 선포하는 시복미사 집전과 아시아청년대회 참석이었다.

   

하지만 교황은 4박5일, 100시간의 체류 기간에 공식 방한 행사 외에 사회의 약자들을 가까이서 보듬는 모습을 보여줬다.

   

교황은 방한 첫날부터 세월호 참사 유족과 장애인, 새터민, 이주 노동자 등 소외되고 상처입은 사람들을 만났다. 특히 빡빡한 일정에서도 네 차례나 세월호 유족을 만나 이들의 아픔을 달랬다.
   

명동성당에서 집전한 미사에서는 남북한이 서로 진심 어린 대화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노력에 나설 것을 주문하면서 세계 유일의 분단지역인 한반도를 위해 남북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메시지도 전달했다. 소탈하면서도 낮은 곳으로 임하는 교황의 모습은 종파를 초월해 큰 인상을 남겼다.

 

■ 청와대 비선의혹 문건 유출 파문
박근혜 대통령의 이른바 '비선실세'로 거론된 정윤회 씨의 국정개입 의혹 및 문건유출 논란은 연말 정국을 강타했다.

   

세계일보의 청와대 내부문건 입수 보도로 촉발된 논란은 정권 심장부의 기밀문서 유출이라는 사고를 뛰어넘어 비선라인의 '국정농단' 의혹, 나아가 대통령 측근 간의 '권력암투설'로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고 결국 검찰수사로 이어졌다.

   

청와대는 문건 내용을 '찌라시(증권가 정보지)' 수준으로 규정하는 한편, 세계일보와 문건 작성자이자 유출자로 의심되는 경찰 출신 전직 행정관을 검찰에 고소 및 수사 의뢰하며 적극 진화에 나섰다. 박 대통령도 수차례 문건 내용이 '사실무근'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파문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문건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과 정윤회 씨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문건 내용의 신빙성과 유출 경로를 놓고 폭로전을 벌이기까지 했다. 또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문체부 국·과장 인사에까지 개입한 듯한 취지로 말하면서 파문을 더욱 키웠다.

 


■ 軍 잇단 대형 사건·비리에 휘청
후임병 폭행 사망, 총기 난사, 병영 내 잇단 성추행, 방산비리 등 유난히 많은 군 관련 사건·사고가 발생했다.

   

경기 연천의 28사단에서는 윤모 일병이 선임병 4명으로부터 엽기적인 가혹행위에 시달린 끝에 4월 숨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6월에는 동부전선 22사단 GOP(일반전초) 부대에서 임모 병장이 총기를 난사해 동료 장병 5명이 숨졌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던 각종 병영 내 가혹행위와 성추행 혐의가 이후 잇따라 터져 나왔다. 17사단장이 여군 부하를 성추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돼 구속되는 사건도 10월에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첨단 수상함 구조함인 통영함에 장착된 음파탐지기와 수중무인탐사기가 불량 장비로 드러나 오랜 기간 전력화되지 못하는 사실이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부각됐다.

   

결국 통영함 납품비리 의혹은 대대적인 방산비리 합동수사를 촉발시킨 계기가 됐다. 앞서 3월에는 241개 군납업체가 2천749건의 시험성적서를 위·변조해 각종 국산 무기에 들어가는 불량 부품을 무더기 납품한 사실도 드러났다.

 


 ■ 안대희·문창극 총리후보자 낙마 등 고위직 인사 파동
세월호 참사 이후 새로 지명된 총리 후보가 연이어 낙마하며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씻을 수 없는 '인사 트라우마'를 남겼다. 정홍원 총리가 세월호 참사 발생 11일 만인 4월27일 사의를 표명하자, 5월22일 후임으로 한때 '국민검사'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안대희 전 대법관이 지명됐다.

   

하지만 안 후보자는 변호사 시절 고액수입·전관예우 논란에 휘말리면서 수입 전액의 사회 환원을 약속하며 대응했지만 그에게 '관피아' 척결을 기대한 국민 여론이 등을 돌림에 따라 결국 지명 엿새 만에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이어 6월10일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대타' 총리 후보로 지명을 받았다. 헌정사상 기자출신 첫 총리 후보였으나, 지명 다음날 공개된 과거 교회 강연 영상 발언이 거센 역사관 논란에 휘말렸다.

   

점증하는 사퇴 압박에 6월24일 문 후보자마저 청문회 문턱도 가보지 못한 채 물러났다. 이틀 뒤인 6월26일 박 대통령은 청문회 부담 등의 현실적 벽에 부딪히자 사의를 표명한 지 60일이나 경과한 정 총리를 내각에 다시 주저앉히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 잇단 수능 출제오류…교육현장 큰 혼란
2014학년도 수능 세계지리 8번 문항 출제오류 논란에 대해 10월16일 서울고법이 1심을 뒤집고 출제오류를 주장한 수험생의 손을 들어줬다. 수능이 끝난 지 1년 만에 출제오류가 법원에서 인정돼 대입결과가 뒤바뀐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재채점을 통해 1만명에 가까운 수험생의 세계지리 등급이 올랐고, 작년 수능에서 이 문제로 피해를 본 수험생들은 정원 외로 대학에 입학하는 길이 열렸다. 그러나 이 문제를 틀려 하향지원한 수험생은 구제하지 못하는 등 후유증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어 2015학년도 수능에서도 생명과학Ⅱ와 영어에서 한 문제씩 복수정답을 인정하면서 수험생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교육 당국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다.

   

잇단 출제오류는 '시스템의 문제'라는 여론이 확산했고 박근혜 대통령까지 개선을 지시하자 곧바로 '수능개선위원회'가 꾸려졌다.

 


■ 6·4 지방선거 여야 '무승부'…진보 교육감 대거 당선
제6회 통합지방선거의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이 경기·인천·부산을 포함해 8곳, 새정치민주연합이 서울과 충청권을 비롯해 9곳에서 승리했다.

   

새누리당은 기존 9곳에서 한 석을 잃었지만 '세월호 참사'라는 초대형 악재에도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두 곳을 이기고 최대 격전지였던 텃밭 부산을 사수함에 따라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정치연합은 믿었던 인천을 내줬지만 대전·세종·충북·충남 등 충청권 4곳을 석권하며 정치적 중원을 확실하게 장악했고, 전체적으로도 한 석을 불렸다. 그러나 당초 예상 목표치에는 미달하는 결과였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전국 226곳 중 새누리당이 117곳, 새정치연합이 80곳에서 승리했고 무소속 당선자도 29명이나 나왔다.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는 서울 조희연, 경기 이재정 교육감이 당선된 것을 비롯해 13곳에서 진보 성향 후보가 대거 약진했다.

 


■ 이건희 회장 심근경색으로 쓰러져…삼성전자 어닝쇼크
이건희(74) 삼성그룹 회장이 5월10일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심폐소생술(CPR)과 막힌 심혈관을 넓히는 심장 스텐트(stent) 시술을 받은 뒤 삼성서울병원에 7개월째 입원 중이다.

   

 이 회장은 뇌·장기 손상을 최소화하는 저체온·진정 치료를 받고 입원 보름 만에 혼수상태에서 회복했다. 현재 휠체어 운동을 포함해 재활치료를 받고 있지만 아직 인지기능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이 회장의 경영 공백이 길어지는 가운데 주력인 삼성전자는 어닝쇼크(실적충격)를 경험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4조600억원으로 떨어져 10조원을 넘긴 작년 3분기와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를 맡은 IM(IT모바일)부문은 영업이익이 6조원대에서 1조원대로 급강하했다. 무선사업부 사장급 3명이 2선으로 물러나는 등 감원 태풍이 불었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삼성은 11월26일 방산·화학부문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넘기는 빅딜을 실행에 옮겼다. 이어 광소재 부문 등 각 계열사의 비주력 부문을 순차적으로 매각해 조직 슬림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 경기침체 장기화와 무상복지 논란
내수·투자 부진에 세월호 참사 등이 겹치면서 올해도 저성장이 이어졌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3.5∼3.7%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2011년부터 지속한 3% 성장률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1%대에 그쳐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확산했다.

   

이런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연구기관이 내년 성장률로 3%대 중후반을 제시하고 물가도 1%대를 예측하는 곳이 많아 저성장, 저물가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 부족이 심화하는 가운데 올해 예산안 국회 논의 과정에 누리과정, 무상급식 예산 문제가 발생하면서 무상복지 논란이 벌어졌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무리한 선거공약이 빚은 한계가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내년에도 세수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무상복지는 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한국의 경제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게 됐다.

 


■ 북한 실세 3인방 남한 기습 방문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일인 10월4일, 남쪽은 아침부터 북한발 빅 뉴스로 들끓었다. 통일부가 긴급 브리핑을 통해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정권 실세 3인방의 남한 방문 소식을 밝힌 지 수시간 만에 이들이 인천공항에 도착한 것이다.

   

이들의 전격적인 방문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북한의 승부수로 해석됐다. 북한은 인천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함께 대규모 응원단을 보내려 했으나 남북간 이견으로 응원단 파견이 무산돼 남북관계에 먹구름이 낀 상황이었다. 이들 북한 3인방은 인천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 류길재 통일부장관과 오찬 회동을 했으며 아시안게임 폐막식장에서는 정홍원 국무총리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이번에 좁은 오솔길을 냈는데 앞으로 대통로로 열어가자"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로는 열리지 않았고 남북은 대북전단 살포와 북한 인권문제 등으로 갈등을 거듭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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