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특유의 자연석과 흙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돌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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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제주도 기념물 제58호 제주도요지
   

제주 옹기는 제주의 흙으로 제주 특유의 돌로 만든 가마에서 만들어져 오랫동안 제주인의 삶속에서 널리 쓰여 왔다. 제주의 지형적, 지질적 조건에 영향을 받는 흙이 제주도의 공동체 문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일상에서 두루 쓰였기 때문에 제주인의 자연적, 문화적 감성이 제주 옹기에 오롯이 투영되어 있다.


옹기를 비롯한 그릇을 생산하는 가마를 제주에서는 ‘굴’이라고 부른다. 자연적인 경사 지형을 그대로 이용하고, 천장이 반원통 모양이어서 ‘굴(屈)’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생산된 옹기의 색깔에 따라 노르스름한 색깔이면 ‘노랑굴’, 검은 빛이 돌면 ‘검은굴’로 구분해서 불렀다.


가마는 그릇을 만드는 재료인 흙과 그릇을 굽기 위한 땔감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곳, 완성된 제품을 운반하기 편리한 곳에 주로 만들어졌다. 이러한 입지 조건에 따라 옹기를 만들기 적합한 양질의 흙이 분포하는 대정읍, 한경면, 애월읍 일대에 전통 가마가 설치되고 옹기가 생산됐는데, 그중에서도 구억리, 신평리 등을 중심으로 삼는 대정읍 일대의 전통가마에서 옹기가 가장 활발하게 생산되었다.


제주도의 가마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돌가마이다. 다른 지방의 일반적인 가마는 흙벽돌로 되어 있지만, 제주도의 가마는 자연석과 흙이 어우러져 만들어진다. 가마의 뼈대는 돌로 잇고, 틈새를 흙으로 메우는 방식이다.


노랑굴은 내부가 1200℃까지 오르고, 노란빛이 나는 그릇을 생산하는 곳인데, 유약을 바르지 않고도 불에 의해 자연적인 발색이 이루어지고, 그릇 내부는 바탕흙의 상태를 온전히 유지하기 때문에 내용물의 맛을 살리고 변질을 막는다. 고온에 구워져 비교적 단단하며 허벅(물 운반용구), 통개(장류, 곡식 등을 담아두는 항아리), 장태(단지 뚜껑이나 다용도 그릇)등 으로 쓰였다.


검은굴은 700-900℃의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구워지다가 산화하는 과정에서 표면이 검은 그릇이 만들어졌던 곳이다. ‘검은 그릇’ 또는 ‘지새 그릇’이라고도 불리는 그릇은 노랑 그릇 보다 약한데, 물 정화, 저장을 용도로 많이 쓰였다. 대표적인 것으로 지새항(물항아리), 통시리(시루), 검은동이(마실물, 쌀 등을 담아두는 넓은 그릇) 등이 있다.


검은 굴은 불이 들어가는 입구와 뒷구멍만 있는 비교적 짧고 단순한 구조여서 불심이 약한 반면, 노랑굴은 그릇이 들어가는 기물실과 땔감이 들어가는 불집, 불길이 통과하는 길이 나있는 불벽 등의 구조로 되어 있다. 15-18도 기울어진 경사는 불심을 자극하고 자연스럽게 불이 번지게 한다.


현재 제주 유일의 검은굴로 구억리 검은굴이 있다. 신평리 가마터는 ‘앞동산 노랑굴’ 이라고도 불리며 많이 파손되어 측면 출입구 뒷부분만 남아 있다. 신도리 가마터는 ‘일곱드르 노랑굴’ 이라고도 하는데, 제주 전통가마 중에서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돌가마의 특징이 잘 남아있어 학술적으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한편 제주도요지는 2002년 4월 17일 기념물 제58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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