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제주에는 삿포로맥주처럼 지역의 가치를 담은 맥주는 없는거지?’

제주감귤맥주를 만든 대학생 강규언씨(24·제주대 생명공학부 3년)와 문성혁씨(고려대 미디어학부 3년)의 당차면서도 즐거운 도전은 이 같은 의문에서 시작됐다.

출발점은 제주의 맛과 색깔을 담은 지역맥주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었다. 하지만 ‘해보자’라는 자신감을 밑거름으로 ‘감귤맥주’라는 싹을 틔워냈고 앞으로도 튼튼한 나무로 자랄 것이라는 희망을 만들어 가고 있다.

패기를 앞세운 이들이 지난해말 개발에 성공한 감귤맥주는 감귤 껍질에서 추출한 건강 기능성 물질(베타크립토산틴)을 적절하게 배합, 맛과 향에 ‘특별함’을 더했다.

이들은 “산뜻한 감귤의 향과 톡 쏘는 맥주의 맛이 풍미를 더해준다”며 “제주의 정체성을 담아 내·외국인들에게 제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글로벌 지역문화상품으로 키우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도전 정신으로 감귤맥주를 만들다=고교 재학 당시 ‘일본 삿포로맥주’를 다룬 TV다큐멘터리를 접한 강씨는 ‘제주와 동일화되는 맥주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고 친구인 문씨와 그 꿈을 공유하게 됐다.

이들은 집에서 직접 맥주를 만드는 연구(?) 작업에 몰두했으나 대학 진학을 위해 잠시 꿈을 접었다. 이후 강씨는 대학 링크사업단 창업동아리 지원을 받아 감귤맥주 개발에 도전하게 됐고, 문씨도 관련 마케팅 및 브랜딩 준비에 나서면서 이들의 즐거운 도전은 본격화됐다.

하지만 난관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전문성도, 자본도 없는데 제대로 되겠냐’는 비아냥 섞인 주위 시선들은 상처로 다가왔고, 제주감귤 특유의 맛과 향을 지닌 에일(Ale)맥주를 만들기 위한 비율 혼합 작업 역시 순탄치 않았다.

거듭된 좌절 속에서도 ‘제주의 이름을 건 제주다운 제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을 갖고 맡은 역할에 매진한 결과 지난해말 라이트·헤비 등 2종류의 감귤맥주를 만들어 첫 선을 보이는데 성공했다. 이름도 제주맥주를 뜻하는 ‘탐라비어’로 지어졌고, 라벨 디자인에는 제주 상징물인 조랑말과 해녀가 그려졌다.

▲글로벌 지역상품에 도전한다=감귤맥주는 지난 15~17일 서울 코엑스에서 교육부 주최로 열린 ‘산학협력 엑스포’에 제주도 창업동아리 대표로 출품돼 제주대에 최우수상을 안겨줬다. 행사 기간에 준비된 200ℓ의 감귤맥주도 방문객 수천명이 몰리며 일찍 동나는 등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면서 판매 문의도 잇따랐다.

이어 24, 25일 서울에서 열린 ‘그레이트 코리안 비어 페스티벌’에 초청돼 성장 잠재력를 인정받으면서 ‘성공 예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감귤맥주는 빠르면 올 연말 본격적인 시판을 계획 중이다. 하지만 도내 제조시설을 구하지 못해 김포지역에서 시설 위탁 방식으로 생산될 예정으로, 이를 기반으로 제주에 생산·판매시설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들의 새로운 도전에 있어 최대 강점은 무엇보다 청정 제주를 닮은 ‘건강함’이다. 돈보다는 제주의 가치를 알리는 글로벌 지역 문화상품으로 감귤맥주를 키워내겠다는 게 이들 제주 청년의 궁극적인 꿈이다.

이를 위해 오늘도 더욱 퀄리티 있는 프리미엄 맥주 생산 및 마케팅 플랜 수립 등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강씨와 문씨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일본 오리온맥주와 하와이의 코나맥주 등을 롤모델로 삼아 감귤맥주를 제주에 가면 꼭 먹어야 하는 맥주, 제주를 가지 않아도 맛볼 수 있는 맥주로 만들고 싶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