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삶을 살고 있지만, 나보다 더 힘든 처지에 놓여 있는 이웃을 도와가며 살아갈 꺼예요.”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김솔비양(18)이 지난 1일 어려운 삶 속에서도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주관하고 여성가족부가 후원한 ‘2014년 삼성행복대상’에서 ‘청소년상’을 수상해 화제다.

 

유복한 환경에서 어려움을 모르고 자랐던 김양은 2002년 뜻하지 않은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한순간에 기울어진 가정 형편 등 7살 어린 나이 때부터 지속적으로 힘든 상황을 마주해야 했다.

 

그러다 초등학교 4학년이던 2006년, 갑작스런 부모님의 이혼으로 김양은 당시 4살이던 여동생과 함께 제주에 머물던 친할머니와 같이 지내게 되면서 본격적인 제주살이가 시작됐다.

 

김양은 “제주에 내려오면서 당시 동문시장에서 순대국밥을 팔던 할머니의 일을 도우며 세 식구가 함께 살기 시작했다”며 “중학교 때 사춘기가 찾아오면서 할머니와도 많이 싸워 일을 도와주지 않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항상 마음 한 구석에는 미안한 마음이 가득해 묵묵히 할머니 일을 도와주며 오해를 풀곤 했다”고 회고했다.

 

이처럼 나날이 어려운 여건과 마주하던 김양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더 큰 시련이 다가왔다.

 

급작스럽게 할머니가 당뇨병과 심장병을 앓으면서 일을 중단해야 했으며, 이혼 후에도 서울에서 쭉 생활하셨던 아버지마저 건강이 쇄약해진 몸으로 제주에 내려오면서 사실상 김양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김양은 “할머니의 병원비·약값에다 아버지도 폐 질환과 결핵을 앓으면서 병원비 등을 벌기 위해 동문시장에 있는 횟집에서 서빙·설거지 일을 하기 시작했다”며 “그러다보니 학업도 소홀해지는 등 모든 걸 감당하기가 너무도 벅찬 나날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양은 절대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고등학교 학생회 홍보부장을 맡으면서 가아체험·한학급 한생명 살리기 운동·김만덕 나눔의 쌓기 운동·Yes We Can 캠페인 등 각종 행사를 통한 학교 홍보자료(포터스 및 신문 자료)를 제작, 주위의 귀감을 샀다.

 

김양은 “어려운 가정환경은 오히려 제겐 더 큰 자극이 됐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각종 봉사활동, 학생회 활동 등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던 와중에 김양은 담임선생님의 추천을 통해 ‘삼성행복대상’을 신청, 청소년상의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다음 달 6일 서울 삼성생명 컨퍼런스 홀에서 장학금 500만원과 상패를 받게 됐다.

 

김양은 “수상자로 처음에 선정됐을 때 내가 이 상을 받을 만한 사람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도 이번 수상을 계기로 제 자신이 정말 꿋꿋하게 잘 살고 있다는 것을 인정받은 것 같아 너무 기쁘다”고 웃어보였다.

 

고진감래(苦盡甘來)란 바로 이런 것일까. 김양의 행복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지난 7월 IT기반의 종합가전회사인 ‘모뉴엘’의 고졸 채용에 당당히 합격, 직장인으로서의 제2의 인생이 시작됐다.

 

김양은 “친구들 곁을 떠나 아직은 낯선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이 여간 어색하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고, 스무살이 되기 전 무엇인가를 이뤘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새내기 직장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고 회사에서 정말 필요로 하는 인재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양은 “내년에 대학생이 될 친구들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며 “나 역시도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사회복지와 관련된 학과에 진학해 공부를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에 매진하면서 사회에 커다란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던 김양은 “아무리 어려운 가정환경이라도 누구든지 저마다의 멋진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리라 믿어 왔다”며 “나 자신도 그 가능성을 꽃피우기 위해 주변을 돌아보며 더욱 멋진 삶을 설계해 나가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