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과일과 채소가 풍성한 절기이다. 특히 가을 햇볕은 부작용 없이 신체의 잔병 등을 치유해 주는 ‘주치의’이기도 하지만 겨우내 저장해 놓고 먹는 식품들을 건조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4년차 주부 K씨는 평소 가족들의 간식거리를 걱정해 본 적이 없다. 바나나와 사과, 배, 고구마, 키위 등을 말려 ‘건강 먹거리’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말리는 것이 조금은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영양도 생과일에 비해 풍부하고, 부피도 작아 쉽게 보관할 수 있기에 편하다”며 “오랫동안 먹을 수도 있고 디저트는 물론 요리에도 활용할 수 있어 미리 말려 애용한다”고 말했다.


영양소를 든든하게 보충해 주는 ‘건강 지킴이’인 말린 과일과 채소의 숨은 효능, 집에서도 쉽게 말릴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과일과 채소는 말리게 되면 수분이 20~50% 빠져 100g 당 칼로리나 비타민․미네랄 같은 무기질 함유량은 5~10배 정도 많아진다.


특히 말린 자두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비타민E와 함께 항산화작용을 하는 폴리페놀 성분도 많이 함유돼 항암, 노화방지 효과도 뛰어나다. 또 건블루베리는 눈 건강과 활성산소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되고, 말린 바나나는 피부미용에, 말린 버섯은 유방암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어떤 과일이나 채소든지 다 말려 활용할 수 있지만, 말리는 데 몇가지만 주의를 기울이면 영양만점의 식품으로 재탄생한다.


사과와 오렌지, 귤은 껍질에도 영양이 많기 때문에 약 0.5㎝ 정도로 썰어서 말리는 것이 적당하며, 키위나 파인애플은 레몬즙을 뿌리면 새콤함이 더해진다. 사과에 레몬즙을 뿌리면 갈변을 막아주기도 한다.


과일은 햇볕에 말리면 특유의 향이 날아가고, 벌레가 꼬여 비위생적일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오븐이나 전자레인지를 활용하면 더 편리하다.


채소 중에 햇볕을 쬐어도 산화가 덜 되는 무, 애호박, 가지, 표고버섯 등 열매류 채소는 그냥 말려도 되지만, 취나물이나 고구마순, 고사리, 무청 등 입과 줄기를 먹는 나물은 소금물에 살짝 데친 뒤 말리면 잘 말릴 수 있다.


단호박, 고구마, 밤은 살짝 찌고 나서 말리면 단맛도 더해지고, 씹는 맛도 좋아진다.


채소는 과일보다 수분이 적어 건조시간이 짧다는 이점이 있다. 햇볕이 바로 내리쬐는 곳보다 그늘지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말리거나, 실온에서  선풍기를 사용해 말리면 더 빨리 마른다.


과일과 채소를 자연 건조할 때 햇볕이 너무 강한 곳에 두면 겉 부분 수분만 없어지고 속이 마르지 않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 빨리 말리겠다고 자주 뒤집으면 손에 있는 균이 곰팡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 두 번 정도 뒤집는 것이 좋다.


양용진 김지순요리제과전문학원장은 “말린 과일과 채소는 본연의 풍미가 깊어져 설탕과 같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니 건강한 식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하며 “하지만 말리는 과정에서 위생적인 부분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몸에 좋은 채소와 과일들을 가을볕에 잘 말려서 더 맛있고 건강하게 즐겨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