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의 섬' 제주에서 세계무대 도약 꿈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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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기업, 제주시대를 연다 (1)프롤로그
   

제주의 창조적 환경에 주목한 기업들이 제주로 둥지를 옮기기 시작한 지 어느새 10년이 지났다. 이들 이전 기업들의 꿈과 희망, 제주 생활을 소개하고 지역사회와의 동반 발전을 위한 방안 등을 점검해 본다.【편집자주】

기업들의 본격적인 제주 이전은 다음의 ‘성공스토리’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2003년 4월 대표적인 인터넷기업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사내 게시판에 ‘지방 이전은 어떨까’하는 게시문이 떴다.


그저 이야깃거리로 여겨졌던 이 게시문은 1년이 채 안 돼 제주 이전 프로젝트 ‘즐거운 실험’을 통해 현실로 변했고, 다음의 제주 생활 하나하나가 전국의 화젯거리가 됐다.


엇비슷한 시기 반도체 설계·개발업체인 ㈜EMLSI(현재는 제주반도체)도 제주행에 가세했다.


이들 기업의 연착륙을 지켜본 업체들이 제주 이전을 결심하고 바다를 건너는 대열에 동참하고 나섰다.


▲제주에서도 기업할 수 있다=회사의 입지 결정 때 주요 고려 사항을 꼽자면 필요 인력 고용 여건, 항만·공항·도로 등 물류 여건, 원재료 구입 여건 등을 들 수 있다.


제주는 이 같은 조건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이전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은 제주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최근의 정서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제주행을 택한 기업들을 보면 정보기술(IT)·바이오(BT) 분야 벤처기업들이 많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기업의 생명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인재들이 선호하는 환경이 입지선정에 있어 한층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제주는 여행지로 각광받았지 삶의 터전으로서는 별로 라고 여겨졌지만 천혜의 자연조건에 기반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곳으로 새롭게 주목받으면서 기업들의 관심 또한 높아졌다.


왜 제주에 가느냐에서 ‘소길댁’ 이효리 같은 연예인과 유명 인사들도 속속 정착하는 등제주가 삶의 로망이 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다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좋은 입지를 갖고 있다는 점도 기업들의 제주행 결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전 기업의 명과 암=현재까지 제주로 둥지를 옮겼거나 추진 중인 기업은 38곳에 달한다.


제주도의 ‘수도권 기업 제주 이전 및 신·증설 현황’에 따르면 이들 중 11개 업체는 개별 입주를 완료했고, 19개 업체는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임대시설에 입주했다. 나머지 8개 업체는 입주할 건물에 대한 공사 등을 진행 중이다.


업종별로는 IT업체 17곳, BT업체 1곳, 제조업체 14곳, 연구업체 4곳, 기타 2곳 등이다.


올 상반기 현재 이들의 투자실적은 1656억원, 고용 인원은 도민 728명을 포함해 1058명에 향후 고용 계획 인원만 545명선이다.


이전 기업들은 저마다 성공이라는 동일 목표를 가지고 제주에 왔지만 명암이 엇갈린다.


수도권 기업의 제주 이전 제1호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기업들의 제주 이전을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했다.


제주발전연구원이 다음의 제주 이전 10년간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생산유발효과 189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042억원, 고용유발효과 2705명 등으로 추정됐다.


㈜NXC는 2010년 콜센터 이전 후 연쇄적으로 4개 기업을 이전 및 설립했고, 유치원과 초·중·고 8곳에 컴퓨터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온코퍼레이션의 경우 지난해 말 수출액이 1억7500만달러로 제주도 전체 수출액의 23.5%를 차지했고, 삼다수 미국 수출 등을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


반면 2007년 이전했던 유제품 생산업체 ㈜성도그린은 지역주민과의 마찰 등으로 원료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데다 내부 사정으로 결국 폐업했다.


음향기기제조업체인 키멘슨전자㈜도 인력 수급이 지역 실정과 맞지 않고 초기 무리한 시설 투자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4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일부 업체는 제주 이전 시기와 신제품 출시 시기가 겹치면서 이전 과정에서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


기업을 옮긴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단적으로 느끼게 하는 사례다.


▲희망의 땅, 그러나 미완의 땅=10년 전 다음이 이전을 시작할 때만 해도 제주에서 근무할 지원자를 구하는 게 일이었다. 회사가 모두 이전하기까지 조금씩 조금씩 순차적으로 인력 배치가 이뤄졌다.


그러나 연내 이주하는 네오플의 경우 400여 명의 인력이 동시에 제주로 온다.


구성원 다수의 동의가 무리없이 이뤄질 수 있을 만큼 제주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물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사회 인프라에 있어 여전히 대도시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고, 필요한 전문 인력과 부지 확보 등에 어려움이 큰 실정이다.


IT기업 등은 자회사와의 협업이 필수지만 모기업 내 입주 시 지원일 불가하는 등 중앙정부 차원의 규제 또한 걸림돌이다.


성과라는 측면에서도 여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물음표가 남아있다.


기업 이전 이후 여러 성과를 내기도 하지만 그 결과물이 제주 이전 덕분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에 기인하는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그럼에도 제주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자, 가능성과 희망의 땅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오늘도 제주에서 성공시대를 열기 위한 기업들의 뜨거운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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