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달을 밟으며 인생을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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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평생교육 11기 동우회
‘풍륜’이라는 이름의 자전거로 전국을 누비고 다닌 소설가 김훈은 대표적인 자전거 예찬론자다.

그는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몸은 세상의 길 위로 흘러나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과 길은 순결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결되는데, 몸과 길 사이에 엔진이 없는 것은 자전거의 축복이다”고 했다.

자전거는 인류가 만든 최고 발명품 중 하나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세계를 바꾼 101가지 발명품 중 8위로 자전거를 선정했다. 자전거는 가장 계급차별이 없는 이동수단이자 자동차의 원조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제주대학교 평생교육원 ‘자전거 평생교육’ 과정을 이수한 수강생들로 구성된 ‘자전거 평생교육 11기 동우회(회장 이춘선)’.

18명의 정회원으로 구성된 11기 동우회는 지난해 9월 결성 이후 자전거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배운 회원들이 매주 모여 라이딩을 즐기고 있다.

이들은 매주 토요일 정기 라이딩 이외에도 일요일 번개 라이딩, 수요일 야간 라이딩을 통해 도내 전역을 자전거를 타고 누비고 있다.

특히 이들이 타는 자전거는 산악자전거로 일반 도로보다는 숲길과 오름 등 비포장길을 달리며 자연을 만끽하고 있다.

동우회원들은 ‘큰 형님’이라고 불리는 72세부터 40대까지 다양하지만 주축은 50·60대로 자영업자와 공무원, 주부 등 다채로운 직업과 경력을 갖고 있다.

동우회 막내인 고수영씨(46)는 “자전거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고, 혼자 타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타고 싶어 교육에 참여했다가 수료 후 동우회를 결성해 함께 하고 있다”며 “산악자전거를 타고 매주 오름과 숲길 등을 다니노라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동우회 결성 1주년을 맞아 전남 완도군 청산도로 1박 2일 라이딩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들은 아름다운 풍광 등 자전거를 타기에 최상의 조건을 갖춘 제주도가 각종 개발사업으로 훼손되면서 자전거 길이 사라진 것을 안타까워했다.

이춘선 회장(64)은 “동우회원들과 자전거를 타고 있으면 한층 더 젊어지고 건강해지는 등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어 너무 좋다”며 “특히 우리 동우회는 회원들 간 단합이 잘 돼 다른 동우회원들이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라이딩은 오르막길을 오를 때는 힘들지만 내리막이 있어 즐겁고, 혼자 가는 길보다 함께 가는 길이 아름다운 것이 우리의 인생과 닮았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 페달을 힘껏 밟으면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하고 정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기쁨. 어느새 고통은 힘찬 환희로 바뀐다.

현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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