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다.

 

머나먼 타국으로 시집을 온 후 언어의 차이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공연을 통해 도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면서 문화적 차이를 스스로 극복해나가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국제가정문화원 소속 하나로국제예술단(단장 김창택)이 화제의 주인공이다.

 

하나로국제예술단은 2007년 베트남 전통춤 공연팀으로 시작해 현재는 결혼이주여성들과 자녀들이 함께하는 가족합창단과 다문화가정 자녀들로만 구성된 바이올린 공연팀까지 갖춘 종합예술단으로 거듭났다. 단원들의 고향도 베트남, 일본, 캄보디아, 중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다양하다.

 

창단 당시 지역 내 경로당을 돌아다니며 어설픈 춤사위를 선보이던 하나로국제예술단은 이제 각종 행사에서 초청장이 빗발칠 정도로 유명해 졌다. 그동안 무대에서 공연을 펼친 횟수만 100회가 넘는다.

 

하나로국제예술단은 2012년 전국주민자치박람회 동아리발표대회에서 우수상을, 사회복지인 한마음축제에서 대상을 각각 수상하며 이미 공연실력을 인정받은바 있다. 또 오는 10월 28일 예정된 제95회 전국체육대회 문화행사에서도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21일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 일대에서 열린 제2회 외도 월대천 축제 및 외도물길 20리 개장식 행사장에서도 하나로국제예술단의 공연이 있었다.

 

이날 하나로국제예술단은 베트남 전통 민속춤인 ‘꽃배(Thuyen Hoa)’를 공연했다.

 

‘꽃배’는 베트남 시골지역에서 결혼식을 올릴 때 신부가 신랑과 함께 화려하게 장식된 꽃배를 타고 친정에서 시댁까지 이동하기 전 이웃 주민들이 축하의 의미로 신랑신부에게 꽃잎을 뿌려주는 풍습을 춤으로 표현한 것이다.

 

화려한 궁장의를 입은 하나로국제예술단원들이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관객들은 단원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호응하며 흥을 돋웠고 어느새 무대 앞으로 나와 함께 춤을 추며 베트남 전통문화 속으로 빠져들었다.

 

하나로국제예술단은 이처럼 공연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제주 생활에도 자신감을 얻고 있다.

 

하나로국제예술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추티하이씨(24)는 “공연과 연습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며 “관객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밝혔다.

 

추티하이씨는 이어 “걱정과 긴장 속에서 무대에 오르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화장을 하고 무대에 서면 마치 연예인이 된 기분”이라며 “공연을 통해 고향의 문화를 제주도민들에게 알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하나로국제예술단이 지금처럼 완성도 높은 공연을 펼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야 했다.

 

가사와 직장 일을 병행하면서 연습에 매진해야 했으며 육아와 출산으로 인해 단원 활동을 중단하는 경우도 잦았다.

 

딘티흐엉씨(28·베트남 출신)는 “단원들 모두 개인적으로 바쁘지만 공연을 위해 틈틈이 시간을 내 연습에 참여했다.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처음에는 출신 국가가 다른 단원들끼리 어색하고 의견 충돌도 많았지만 같이 땀 흘려 연습하면서 이제는 친자매처럼 친해져 서로 어려움을 공유하고 힘을 모아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로국제예술단은 베트남 전통춤 외에도 일본과 중국의 문화도 제주에 전파하기 위해 맹연습 중이다.

 

김창택 하나로국제예술단장(하귀농협 조합장)은 “베트남 전통춤과 함께 일본과 중국의 전통춤을 선보이기 위해 연습을 하고 있다”며 “단원들 스스로가 고향의 민간 홍보대사라는 자부심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연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하나로국제예술단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김 단장은 또 “단원들이 공연과 연습활동을 통해 제주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며 “이제 결혼이주여성들을 외국인이라는 선입견을 갖지 말고 진정한 우리의 이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