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숲을 이룬 '법정이오름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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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선 서귀포 중산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향긋한 초가을 바람과 햇살에 붉게 물들어가는 숲은 오름이 선사하는 가을 선물이다.

서귀포시 하원동 산 1번지 법정이오름(760m)은 가슴을 식혀주는 나무 그늘과 숲 속의 소슬바람을 머금고 있어 산행에 나선 이들에게 심신 치유와 평화로움에 젖어들게 한다.

가을 풍경 속을 빠져나오기 싫을 정도로 아름다운 오름과 울창한 숲이 있는 법정이오름 일대는 1995년 서귀포자연휴양림으로 지정될 정도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휴양림 입구에 차를 세운 후 2.8㎞를 걸어가다 보면 오름 등반 입구가 나온다. 산책로는 나무데크로 조성돼 있어 걷기가 편하다.

산딸나무와 팥배나무 등 온대·난대·한대의 수종이 다양하게 분포한 오름은 영산인 한라산과 오백나한의 웅장한 기상을 이어 받았다.

이 정기를 받고 1시간 정도 오르다 보면 오름의 백미,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가 있는 곳은 최고점이 아닌 정상사면에 자리 잡고 있다.

활엽수림 울창한 숲 너머에는 산방산과 군산, 송악산이 보이고, 날씨가 좋으면 저 멀리 바다에 떠 있는 가파도와 마라도까지 볼 수 있다.

내려오는 길에는 또 다른 코스가 있다. 편백숲동산으로 가는 지름길인데 아름드리 편백나무의 좋은 기를 온 몸으로 받아 볼 수 있다. 또 계곡을 따라 맑은 물이 흐르는 강정천 상류를 만나 볼 수 있다.

이 계곡에는 2006년 수해 예방과 산림 보호를 위해 소규모 다목적 댐이 설치됐는데 여름철에는 아이들의 물놀이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오름은 법정사(法井寺)라는 절이 있어서 법정이오름 또는 법정악(法井岳)이라 불리게 됐다. 원래 이름은 ‘돗오름’인데 ‘돗’은 돼지의 옛말 ‘돝’에 대응하는 제주어다.

오름 정상에는 분화구가 없고, 나지막한 원추형 모양을 하고 있다. 이는 화산에서 폭발한 용암이 올라오다 굳어졌기 때문이다.

오름 남서쪽 능선을 따라 해발 680m 지점에는 항일운동 발상지인 ‘법정사’가 있다. 작은 절이었던 법당은 항일지사 체포와 동시에 일본 경찰에 의해 불태워졌고, 지금은 축대 등 건물 흔적만 남아 있다.

법정사 주지인 김연일 스님 등 30여 명이 1918년 무장 항일거사 계획을 세웠는데 가담자는 400여 명에 이르렀다. 이들은 중문순사주재소에 불을 지르는 등 일제에 항거했다.

서귀포시는 1996년 ‘무오법정사항일운동’ 성역화사업을 추진했고, 2004년 400인의 합동 신위와 66인의 영정을 모신 의열사를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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