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롤러코스터…박영선 체제 '시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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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환·이상돈 '투톱 카드', 당내 반발에 용도폐기
하루만에 외부 비대위원장 인선 철회로 리더십 상처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연이은 '깜짝 카드'가 무위로 그치면서 당은 이틀간 혼을 빼놓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외부 비대위원장을 내세워 위기 국면을 돌파하려던 시도가 오히려 역풍을 불러온 탓에 박 원내대표의 거취는 물론 당의 진로까지 그야말로 '시계제로'의 오리무중에 빠진 형국이다.

   

11일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 혼란의 단초가 됐다.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을 지낸 보수 인사를 당 대표격으로 모셔온다는 소식에 당이 벌집을 쑤신 듯 시끄러워지자, 12일에는 노무현 정부에서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낸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 교수의 공동비대위원장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처음부터 진보와 보수의 '투톱' 체제를 구상했다는 게 박 원내대표의 설명이었지만, 반발 기류는 하루만에 오히려 증폭됐다. 이 교수에 대한 반감에 더해 소통 부재 등 박 원내대표의 리더십 논란이 기름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안 교수의 공동비대위원장 영입 소식에도 3선 의원 11명은 긴급 회의를 거쳐 박 원내대표 측에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직 모두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결의를 전달했다.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보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 10여명도 모임에서 같은 결론을 내렸다.

   

정청래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상돈 교수의 단독 비대위원장이든 안경환 교수와의 공동 비대위원장이든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이상돈 영입카드가 계속된다면 박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단식을 이어갈 것"이라고까지 밝혔다.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측근 의원들에게 "박 원내대표가 잘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줘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중도 성향 의원들 사이에서는 찬성론도 고개를 들었으나 국면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박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주요 계파별 중진 인사들인 문희상 정세균 김한길 박지원 문재인 의원과 만나 상의한 끝에 안경환·이상돈 교수의 공동비대위원장 카드를 철회, 이틀만에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대신 원내대표로서 세월호특별법 협상 등 민생 현안에 전념하고 거취 문제 거론을 자제한다는 확약을 받기는 했으나, 지난달 두 차례 특별법 여야 합의에 이어 세 번째로 리더십에 큰 흠집을 냈다는 점에서 앞날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한 중진 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외부 공동비대위원장 카드는 날아갔으나 이렇게 당이 시끄러운데 박 원내대표가 계속 갈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민평련 회장인 최규성 의원은 박 원내대표와 중진들 간 합의에 대해 "공동비대위원장 철회는 잘한 일이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비대위원장, 원내대표를 내려놔야 한다"면서 "더이상은 리더십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3선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도 "미봉책으로 봉합한다고 해서 박 원내대표 체제에 대한 신뢰문제가 회복되기 쉽지 않아보인다"면서 "지금 박영선 체제로 당이 갈 수 있느냐에 대해 극히 회의적인 판단이 많다"고 전했다.

   

홍익표 의원은 "박 원내대표와 상임고문단이 불가피하게 합의한 측면은 이해한다"면서도 "과연 국민과 당원, 지지자들이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우리 모두 스스로 되돌아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결국 외부 비대위원장 카드가 박 원내대표의 자충수로 귀결됨에 따라 당장 14일께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었던 비대위 구성 자체가 기약없이 미뤄지는 등 당 정상화에 큰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특히 외부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기용한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확인된 만큼 과연 당내 인사 중 누구를 비대위원장으로 내세울 것이냐를 놓고 계파간 힘겨루기가 불가피해 보인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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