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현지에 거주하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여행사를 이용하는 것이다. 한국인 여행객의 눈높이에 맞는 관광서비스를 현지 사정에 밝은 가이드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로 여행을 오는 외국인 관광객도 마찬가지다. 제주의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는 외국인이 직접 안내해주는 관광서비스는 여행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제주에서도 외국인이 10여 년째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입맛에 맞춘 관광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제주에코 여행사 대표 빅토르 라셴세브(Victor Ryashentsev·41)씨가 그 주인공이다.

 

빅토르씨는 고향 러시아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1994년 경희대학교로 어학연수를 오면서 한국에 첫 발을 들였다. 이후 경희대 학생들과 함께 제주로 여행을 왔다가 화산섬이 만들어 낸 독특한 자연환경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는 어학연수를 마치고 러시아로 귀국했지만 제주여행에서 느꼈던 감동을 잊지 못해 2001년 다시 제주를 찾았다.

 

이번 제주 방문의 목적은 단순한 여행이 아닌 정착이었다. 그리고 본인이 느꼈던 제주의 매력을 다른 관광객들도 만끽할 수 있도록 여행사를 운영하겠다는 꿈을 안고 제주행을 택했다.

 

2002년 제주에코를 창업한 빅토르씨는 항상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유명 관광지보다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제주의 숨겨진 보물’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오름과 계곡, 바다를 직접 돌아다니며 여행객들이 오감으로 제주를 느낄 수 있는 관광코스를 개발했다. 또 단순히 보는 관광에서 벗어나 여행객이 제주의 문화와 자연환경을 체험하고 즐기는 생태 문화 체험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빅토르씨가 개발한 여행 상품들은 2004년부터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외국인(INBOUND) 우수여행상품으로 4차례나 인증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12년부터 서귀포시 중문동에서 펜션도 운영하고 있다. 체험 관광을 선호하는 빅토르씨는 펜션에 감귤농장을 조성해 이용객들에게 무료로 개방, 감귤 수확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빅토르씨는 특히 제주의 아름다움을 러시아를 비롯한 외국에 알리는데 열심이다.

 

그는 2002년부터 제주 관광 정보를 영어와 러시아어로 제공하는 인터넷 홈페이지(www.jejueco.com)를 운영하고 있다.

 

빅토르씨는 10여 년간 홈페이지를 운영한 경험을 살려 지난 1일부터 제주관광공사의 러시아어 페이스북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또 러시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VK를 통해서도 자연경관과, 음식, 방언, 오일장 등 제주의 매력을 전파하고 있다.

 

그는 “보고 느낀 모든 것을 사진에 담아 SNS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제주를 홍보하고 있다”며 “제주는 어디를 가든 독특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어 자랑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고 밝혔다.

 

제주특별자도관광협회 외국인자문위원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빅토르씨는 제주 관광의 급속한 성장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은 좋지만 무분별한 난개발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곳곳에서 파괴되고 있다”며 “특히 중국을 비롯한 대규모 해외자본에 의한 개발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빅토르씨는 이어 “오름과 계곡 트레킹, 서귀포 해저 다이빙, 녹차·허브밭 웰빙 투어 등 제주는 구석구석이 모두 훌륭한 관광자원”이라며 “제주는 이미 하와이와 발리 못지않은 매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자연환경의 보전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낯선 이국땅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일구고 있는 빅토르씨는 결국 러시아의 국적을 포기하고 제주를 제2의 고향으로 선택했다.

 

그는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 위한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제 제주가 본적이다. 제2의 고향인 제주의 관광 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