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앞세워 투자 유혹...공급 과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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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제주 분양형 호텔의 불편한 진실...10% 이상 분양 수익률 현실성 의문
지난해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연 제주관광의 최고 호황세와 맞물려 도내에 ‘분양형 호텔’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분양형 호텔 업체들은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과 숙박시설 부족에 따른 객실난 등을 이유로 최고의 투자 수익 및 안정성을 내걸며 도내·외 개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분양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양형 호텔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면서 고수익률에 의문이 제기되는가 하면 일부 업체에서는 과장된 광고 내용을 앞세워 개별 투자자를 현혹시키고 있어 시장 과열에 대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특히 ‘선분양’이라는 분양형 호텔 특성상 분양 실적 및 향후 숙박시설 수급 변화 등에 따라 잘못될 수 있는 리스크가 크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후유증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행정 차원의 대비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우후죽순 분양형 호텔=본지가 현재 건축허가를 받거나 분양 신고된 도내 분양형 호텔 현황을 파악한 결과 제주시 9곳과 서귀포시 9곳 등 모두 18곳이 분양형 호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분양형호텔은 제주시 연동과 노형동, 조천읍 함덕리, 서귀포시 혁신도시와 대정읍 하모리 등 관광숙박시설이 밀집한 도심권과 대규모 개발사업지 주변 등에 위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고 지상 19층 규모로 신축되는 이들 분양형호텔의 전체 객실 수는 4981실로, 지난해 사업 승인을 받은 32개 관광호텔의 전체 객실 수(3447실)보다 44.5%(1534실) 많을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전체의 70%에 육박하는 12곳이 올 들어 건축허가를 받아 분양에 들어가는 등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만 18곳에서 4688실에 이르는 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과열 경쟁 뿐만 아니라 공급 과잉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분양 수익률 부풀리기 논란=분양형 호텔들은 80% 안팎의 객실 가동률을 기준으로 10~16%에 이르는 높은 분양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개별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분양 수익률의 근거로 제시하는 객실 가동률이 시장 현실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면서 수익률 부풀리기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이는 일반숙박업으로 분류되는 분양형 호텔과 관광숙박업의 특급 호텔인 경우 기본적으로 서비스 및 고객 선호도에서 확실한 차이가 나는 데도 이를 고려하지 않고 객실 가동률을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하면서 고수익률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시되는데 따른 것이다.

더욱이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해 기준으로 관광숙박업 급증에 따른 향후 숙박시설 객실 가동율을 전망한 결과 올해 75%에서 4년 후인 2018년 55%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 점을 감안할 때 분양형 호텔 수익률의 현실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우려되는 후유증, 대책은 없나=도내 관광 관련업계에서는 관광숙박업 뿐만 아니라 일반숙박업인 분양형호텔까지 급증하면서 호텔 이용 관광객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 과잉 현상에 이어 덤핑 등의 출혈경쟁으로 번져 시장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또 분양형 호텔은 일반적으로 사업자가 건물 준공 이전에 개별 투자자에게 분양, 건설 자금을 끌어모아 호텔을 짓는 방식으로 추진되면서 분양에 차질을 빚을 경우 언제든지 ‘장기 방치 사업장’으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여기에 일부 분양형 호텔에서 판촉하는 광고 내용이 확실하지 않아 자칫 소액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져 제주관광의 이미지를 흐릴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면서 사전 대응책이 요구되고 있다.

문성종 한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제주관광의 성장기를 노린 분양형 호텔 광고를 보면 2000년대 전후 국제자유도시 출범 당시 극성을 부렸던 기획부동산 투자상품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며 “과장 광고를 규제하는 등 소액투자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법적·제도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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