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나이 82세'...젊은 그들의 '인생 2막'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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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동제주복지관 실버연극단, 2011년 창단 이후 매년 가족애 담은 공연 '열정'
   

‘평균 나이 82세. 어르신 중에서도 어르신들이 연극 무대에 오른다?’


어쩌면 의문 부호를 먼저 떠올릴 수 있겠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진리를 세상에 전파하는 ‘젊은 그들’이 네 번째 연극 작품을 위해 한 여름 불볕더위 속에서도 열정을 쏟아내고 있다.


다름 아닌 제주시 구좌읍 동제주종합사회복지관(관장 홍주일) ‘실버연극단’이다.


실버연극단이 처음 창단된 시기는 2011년 초다. 복지관을 찾은 노인연극단의 공연을 본 마을 어르신들의 뜻이 모아진 것이다.


현재 단원은 13명으로 88세 4명, 85세 1명, 80세 3명, 76세 1명, 75세 1명 등 평균 나이는 82세다. 예비 단원으로 65세 이하의 예비단원 3명이 참여하고 있다. 아들과 며느리 역할 때문이다.


연극단 단원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연극을 하고 싶다는 열정이다.


실버연극단은 2011년 ‘미안해’, 2012년 ‘못잊어’, 2013년 ‘불효자는 웁니다’라는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이들 공연들은 모두 가족 간의 화합을 다룬 내용이다. 실버연극단의 목적 자체가 연극을 통해 가족애를 찾는데 있다.


올해 네 번째 공연을 위해 단원들은 지난 5월부터 매주 2회씩 모여 3시간 이상씩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올해 공연의 주요 내용은 혼자 외롭게 지내는 노인이 새로운 사랑을 찾는 노년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다. 또한 농어촌 경로당 어르신들이 겪는 에피소드, 바다에서 물질하는 해녀 이야기, 필리핀에서 시집 온 이주여성 이야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나이가 나이니만큼 연극 연습은 젊은 사람보다 몇 갑절이나 어렵다. 바로 전에 대사를 외웠는데 돌아서면 잊어버리기 일쑤고 표정 연기와 무대 동선을 익히는 일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1막을 완성하는데 평균 한 달 이상 걸린다. 글을 잘 모르는 어르신은 사회복지사나 공익근무요원이 대사를 읽어 따라하는 방식으로 대본을 익힌다.


그럼에도 단원들은 대본을 외우고 또 외우고, 연습에 또 연습을 거치며 성공적인 무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어느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11월과 12월 문화적으로 소외를 받는 요양원 등 사회복지시설을 방문에 연극 무대를 연출한다. 또한 12월 15일에는 제주아트센터에서 공식 공연을 갖는다.


실버연극단은 매년 공연 수익금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연극에 참여하고 있는 임기추 할아버지(88)는 “처음 무대에 오를 때 떨리고 꺼려졌었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며 “대사 읽고 외우기도 힘들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연극이 끝나고 터지는 박수 소리에 그동안의 노력이 보상을 받고 보람도 느낀다”면서 11월과 12월에 펼쳐지는 연극 무대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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