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국제적인 관광지로 성장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밀려들고 있지만 양질의 관광안내서비스를 제공할 전문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급하는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가이드 활동을 할 수 있지만 관광학개론, 관광법규, 관광자원해설, 국사 등의 시험과목을 통과하기가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국인들도 합격하기 어려운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한 결혼이주여성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베트남 출신 휜티김잉씨(32)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휜티김잉씨는 2006년 베트남에서 한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결혼 후 베트남에 신혼살림을 차렸다가 2012년 가족과 함께 제주에 정착했다.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그녀에게도 관광통역안내사 시험은 쉽지 않았다.

 

휜티김잉씨는 제주에 들어오자마자 시험을 치렀지만 낙방의 쓴맛을 봐야겠다.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올해 또 다시 관광통역안내사 시험에 도전, 필기시험과 면접을 모두 통과하고 지난달 25일 자격증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휜티김잉씨는 “베트남에서 아르바이트로 한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가이드 활동을 했었다”며 “그 경험을 살려 베트남 관광객들에게 제주를 비롯한 한국의 역사와 문화, 관광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녀는 이어 “결혼이주여성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는데 안정적인 직장을 갖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며 “단순 노동직에서 벗어나 전문적인 기술을 갖고 취업할 수 있도록 직업 교육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휜티김잉씨는 또 서귀포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이중 언어 강사로도 활약 중이다.

 

이중 언어 강사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어머니의 고향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외국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전문 강사다.

 

그녀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한국에서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아버지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습득할 수 있지만 어머니 고향의 언어와 풍습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며 “다문화 이해 교육이 어머니에 대한 이해를 돕고 다른 나라의 문화도 포용할 수 있는 글로벌 마인드를 함양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휜티김잉씨는 서귀포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소속 맘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 활동에도 열심이다.

 

그녀는 지난해부터 서귀포시지역 어린이들에게 동화구연을 통해 베트남에 대해서 알리며 문화적 차이를 스스로 좁혀나가고 있다.

 

휜티김잉씨는 “어린이집과 도서관에서 동화구연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고향의 언어와 문화, 역사, 풍습을 전파하는 민간 외교사 역할을 하고 있다”며 “3개월 동안 동화구연기술을 배우고 1년 가까이 강사로 활동하다보니 이제는 전문 강사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게 됐다”고 자랑했다.

 

그녀는 동료 결혼이주여성들과 함께 서귀포시지역 복지시설을 찾아 꾸준히 봉사활동 전개하고 있다. 정착 초기에 받았던 도움을 되돌려주기 위해서다.

 

휜티김잉씨는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한국인 남편과 6년 동안 같이 생활해서 한국에 와서도 문화적 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제주어를 비롯한 독특한 제주의 문화적 특수성으로 인해 적응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녀는 이어 “서귀포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선배 결혼이주여성들, 이웃 주민들까지 주변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이제는 제주가 고향만큼 포근하게 느껴진다. 제2의 고향인 제주의 발전을 위해 무엇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휜티김잉씨는 자신이 성공적으로 제주에 정착해 결혼이주여성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꿔놓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그녀는 이를 위해 한국어 능력시험을 공부하고 컴퓨터를 비롯한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자기계발을 위해 애쓰고 있다.

 

그녀는 “결혼이주여성들은 본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으로 이주해 왔지만 도움을 받아야하는 대상으로만 인식되고 있다”며 “제주에서 당당하게 성공해 나눔을 베푸는 삶을 살면서 결손이주여성들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고쳐놓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