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토종마 체계적 혈통 관리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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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2020년 제주마 경주 시대 ‘활짝’
혈통 제주마는 단순히 제주를 대표하는 토종마를 넘어 한국에 남아있는 유일한 향토마라는 데 보존 가치가 있다.

말 전문가들은 제주특별자치도가 대한민국 제1호 말산업 특구로 지정된 데에는 제주마에 대한 가치가 높게 평가됐기 때문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구 지정의 기저에는 역사와 문화적 가치가 뛰어난 제주마를 중심으로 말 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라는 정부의 요구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1920년대까지만 해도 1만6000여 마리에 달하던 제주마는 산업화에 따른 농기계 보급과 운송수단의 발달로 사육 두수가 지속적으로 감소, 멸종 위기에 처해진다.

특히 1993년 제주경마장의 체고제한 경마 시행으로 혼혈마(더러브렛과 재래마 교잡종)가 양산되면서 제주마에 대한 체계적인 혈통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1999년 12월 국내 말 전문가와 학계, 연구기관, 말 사육농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순수혈통 제주마 관리를 위한 혈통관리 심포지움’이 개최됐고, 이 자리에서도 제주마에 대한 혈통등록 관리의 필요성이 재확인됐다.

이후 2000년 7월 12일 제주마 등록관리규정이 제정되면서 체계적인 혈통 관리의 기반을 갖추게 됐다.

제주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 사육되는 마종(種) 중 제주마는 2010년 1362두에서 2011년 1398두, 2012년 1744두, 2013년 1995두 등 매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제주마 사육 두수가 늘어나는 데에는 한국마사회가 2020년부터 제주경마를 100% 제주마로 시행하겠고 밝히면서다.

실제로 한국마사회는 2002년 제주경마공원 등록 제주마 경주 계획을 발표하고 2015년까지 매 해 제주마 경주를 1경주씩 늘리고 2016년부터는 매 해 1.5경주씩 증가시켜 2020년에는 100% 등록 제주마 경주를 시행하겠다고 선언했다.

1990년 4월 준공된 제주경마공원의 설립 취지인 제주마 경주를 제대로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1993년 제주에서 태어난 말을 대상으로 제주마와 관계없이 체고제한 경마가 시행되면서 더러브렛 혈통이 섞인 교잡마가 양산되면서 국정감사 때마다 문제점이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이후 한국마사회는 2020년부터 제주마 경주를 전면 시행한다는 ‘제주마 경주 확대 중장기계획’을 수립한 2005년 이후 4년 만인 2009년 기존 입장을 바꾸면서 말 생산 농가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향후 2, 3년간 제주마 경주 수를 증가하지 않고 제주마를 주 1회 또는 1.5회씩 늘리는 계획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내용의 ‘2010년 경마시행계획’이 발표되면서 ‘2020년 100% 제주마 경주’ 정책이 혼선을 빚은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마사회 제주경마본부 관계자는 “2020년 100% 제주마 경주 시행 정책에 따라 연차적으로 제주마 경주를 늘리던 상황에서 당시 말 생산 농가에 잘못된 신호를 줘 혼란을 불러일으킨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2020년 100% 제주마 경주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6월 제주경마본부를 찾은 현명관 한국마사회장도 2020년 이후에는 1개 이상의 마종을 갖고 경마를 하는 일은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며 “올해 43%인 제주마 경주 비율도 내년에는 50%로 늘어나는 등 제주마 경주 시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경마본부의 이 같은 방침에도 불구하고 도내 제주마 사육 농가들은 제주경마 시행 이후 제주마에 대한 경주 참여 비율이 수시로 뒤바뀌는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김상철 제주마생산자협회장은 “한국마사회와 제주도가 2012년 제주경마공원의 설립 목적인 제주마 보호·육성을 위한 제주마 혈통 보존 및 생산 확대 방안을 수립하겠다는 협약을 맺었지만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마사회의 제주마 경주 확대 중장기계획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제주경마에 제주마가 50% 이상 출주해야 하지만 현재 50%를 넘지 못하고 있다”며 “마사회는 제주경마장의 설립 취지인 100% 제주마 경주가 계획된 기간 내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분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제주마 등록 기관인 제주도축산진흥원 관계자는 “제주경마 시행 초기부터 잡종마가 경주에 참여하게 되면서 도내 말 사육 농가들에게 정책적인 혼선을 불러일으켰다”며 “제주마 육성을 위한 정책을 중심으로 가되 향후 제주경마에서 퇴출이 예정된 잡종마 생산 농가를 보호할 수 있는 시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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