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와 이건희 그리고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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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삼성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 요즘 ‘골든타임’이라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골든타임(Golden time)은 원래 라디오와 TV에서 한 주간을 단위로 가장 시청률이 높은 방송시간대를 뜻하는 말이다.

골든타임은 일본식 영어로 미국의 방송용어에는 이 단어가 없고 이와 비슷한 단어로서 프라임 타임(prime time)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 TV의 경우 19시부터 22시까지의 3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 부르는데, 이 시간대의 광고비용이 최고에 이른다. 그만큼 중요한 시간대라는 뜻이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은 엄청난 충격과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박근혜 대통령이 해양경찰청 해체라는 초강수까지 두면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세월호 참사는 선사 측의 불법 증축과 과적이라는 침몰 원인 외에도 사고 발생 초기 너무나도 허술한 대응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매뉴얼이나 시스템적 대응은 전혀 없었고, 승객들을 생존상태에서 구조해야 하는 골든타임을 놓쳐 구조작업은 제대로 해보지도 못한 채 실종자와 사망자에 대한 수색작업 밖에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반면 삼성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위독한 상황에서 이뤄진 비서와 의료진들의 골든타임 대처는 세월호 참사와 극명히 대비된다.

이 회장은 지난 10일 오후 10시50분께 호흡곤란으로 심장마비가 왔지만 비서진은 이 회장을 주치의와 의료 차트가 있지만 거리가 먼 삼성병원으로 옮긴 것이 아니라 자택과 가까운 순천향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심장마비의 골든타임인 5~10분 이내인 10시56분에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았고 이후 삼성병원으로 옮겨져 본격적인 시술을 받고 목숨을 건졌다.

이 상황을 보면 평소 이 회장이 쓰러질 때를 대비한 대응 매뉴얼이 마련돼 있었고, 상황이 발생하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매뉴얼대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세월호 참사에서는 사고 발생 초기 오전 9시 이전에 해경이 사고 소식을 접했지만 40분이 지나서야 심각한 수준임을 겨우 파악했고 이후에도 우왕좌왕하면서 선내로 진입하지 못해 골든타임을 놓쳐버렸다.

사고 발생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해경이 지체 없이 생존자 구조에만 총력을 기울였다면 300명이 넘는 희생자들이 주검이 아니라 극적으로 살아서 재회의 기쁨을 누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더한다.

상황은 다르지만 이건희 회장을 살린 골든타임과 세월호 희생자들을 수장시킨 골든타임이 주는 의미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우리가 모르는 사이 수많은 골든타임을 흘려버렸는지 모른다.

지난 16일 6·4 지방선거 후보 등록 마감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됐다.

향후 4년간 제주특별자치도의 지방자치를 이끌어갈 수장들을 뽑는 것이다.

6월 4일은 제주도민들에게 골든타임이라 할 수 있다.

이날 도민들이 누구를 제주도지사와 교육감, 도의원, 교육의원으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이건희 회장의 전철을 밟느냐, 세월호의 전철을 밟느냐가 정해진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흘려버렸던 골든타임을 이번 6·4 지방선거에서는 놓치지 말아야 한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다면 제주는 동북아 최고의 국제자유도시로 발돋움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지만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생각하기도 싫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제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의무는 도민들에게 있다.

김대영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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