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은 물론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을 위해 꿈을 키우고 있는 이주여성 대학 새내기들이 학구열을 불태우며 희망찬 미래를 향한 첫발을 내딛고 있다.

 

자신과 같은 여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문화 가정과 이주여성들을 돕고 싶다는 꿈을 위해 주경야독의 열정을 보이고 있는 대학 새내기들을 만났다.

 

 

   

▲“아이를 위해 당당한 엄마가 되고 싶어요.” 올해 제주관광대학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한 김유정씨(28).

 

2007년 9월 남편을 만나 서귀포시 안덕면으로 시집 온 유정씨는 수 년 동안 간직해 온 꿈을 이제 막 시작했다.

 

베트남에 있을 때부터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았고, 제주로 온 이후에도 학업에 대한 의지를 한 순간도 잊어본 적이 없었다.

 

2년 전에 한국 국적을 취득한 유정씨는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은 꿈을 늘 가지고 있었다.

 

그동안 많은 준비를 했고 이제야 대학에 입학하게 됐다”며 “주변에서 좀 더 있다가 하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유정씨가 사회복지 분야를 선택한 이유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다문화 가정과 이주여성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다.

 

유정씨는 “졸업한 후에는 다문화 가정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 저보다 제주에 늦게 온 분들을 돕고 싶다”는 희망을 전했다.

 

제주에 온 지 7년이 됐지만 한국어로 따라가야 하는 학업이 싶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또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다보니 집에 가보면 자정이 넘고 과제에 집안 정리까지 하다보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한참이 더 지나야 하지만 공부가 즐겁기만 하다.

 

유정씨는 “한국은 민주주의지만 베트남은 공산주의라는 체제부터 다르고 특히나 역사와 법은 정말 어렵다”면서도 “처음에는 긴장도 했지만 같은 과 동료들과 교수님 등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어 재미있게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정씨의 가장 큰 걱정은 바로 일곱 살 난 딸이다.

 

엄마의 손길이 한창 필요한 시기지만 일과 공부로 함께 해주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이다.

 

유정씨는 “아이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모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아이가 너무 착하다. 아프지도 않고, 엄마가 공부하고 있으면 ‘엄마 아빠 힘내세요’라고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남편 역시 유정씨를 지원하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유정씨는 “주변의 만류도 있었지만 남편이 ‘네가 가장 소원하는 거잖아’, ‘내가 잘해주면 잖아’하면서 힘을 준다”며 “엄마 대신 아이도 봐주고 공부하는 데 많이 응원해 준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유정씨는 무엇보다 딸에게 당당한 엄마가 되고 싶고, 주변에 자신의 가족들이 예쁘게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유정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며 예쁜 가정을 꾸리고 싶다”며 “이주여성과 다문화 가정을 돕고, 기회가 되면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정을 위한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어요”

 

2009년 봄 남편을 만나 서귀포시 서귀동으로 시집을 오게 된 몽골 출신인 다와 간치맥씨(27).

 

간치맥씨는 올해 제주국제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한 14학번 새내기다.

 

간치맥씨는 몽골에 있었을 당시 의과대학에서 의사의 꿈을 키우던 수재였지만 결혼과 함께 제주로 오게 되면서 공부를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다시 잠시 미뤘던 상아탑의 꿈을 시작하고 있다.

 

간치맥씨는 “원래 꿈은 의사였고, 그래서 의대에 진학해 1년 반 정도 공부를 했었다”며 “그동안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고 올해서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간치맥씨는 “제주에 와서 보니 이주여성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면서 “사회복지분야를 공부해서 이주여성을 위해 일하고 싶다.

 

특히 여성 상담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전했다.

 

간치맥씨 역시 남편과 다섯 살 난 딸이 든든한 힘이 되어 주고 있다.

 

간치맥씨는 “남편과 아이가 많이 도와준다.

 

특히나 남편이 제가 몽골에서 공부를 더 못하게 된 것을 미안해하는 것 같다”면서 “딸이 어리지만 잘 이해해주고, 남편도 정말 많은 힘을 준다”고 말했다.

 

간치맥씨는 학교 생활이 즐겁기만 하다.

 

MT도 다녀왔고, 여느 새내기처럼 같은 과 학생들과 신입생 환영회 등에서 술도 마셔봤고, 과제와 리포트, 중간고사로 머리를 싸매기도 한다.

 

간치맥씨는 “주변 친구들과 동료, 선배, 교수님들이 많이 도와주고 챙겨준다.

 

사회복지과다 보니 더 잘 이해해 주는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간치맥씨는 이주여성을 대표해서 다문화 가정의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은 포부를 갖고 있다.

 

간치맥씨는 “도내에 다문화가정센터가 있지만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 “제가 직접 겪어 봤고, 같은 길을 걸어 왔기 때문에 더 잘 이해하고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간치맥씨는 여느 대학생들이 걱정하는 등록금 등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찾고 있지만 학업은 물론 가정도 돌봐야 해 쉽지 않다.

 

그래서 공부하고 싶어하는 이주여성들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간치맥씨는 “더 많이 공부하고 전문지식을 얻어야 이주여성들이 더 나은 일을 찾을 수 있다.

 

많은 이주여성들이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어 하지만 경제적인 문제, 가정 문제 등으로 포기하고 있다”면서 “이주여성들이 공부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