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와 중국 잇는 작지만 소중한 다리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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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천천 교수.왕염 앵커 부부, 제주 역사 문화 연구하며 제주 바로 알리기 노력 '눈길'

제주와 중국을 잇는 작지만 소중한 다리를 놓고 있는 중국인 부부가 있다. 제주에 살면서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해 정확한 중국어로 중국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제주국제대학교에서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가르치고 있는 왕천천(王天泉·42·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와 KCTV 중국어 뉴스팀에서 아나운서로 활약하고 있는 왕염(王艶·40) 앵커 부부다.


왕 교수 부부는 중국 칭다오 출신이다. 같은 대학에서 중국문학을 전공했고, 중국 학교에서 중국어를 10년 넘게 가르쳤다. 중국의 ‘국어 선생님’이었던 셈이다.


이들 부부가 제주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7년 전쯤이다. 부인인 왕 앵커가 2007년 도내 한 대학과 중국 관광학교의 교환학생을 연결하며 제주에 오게 됐고, 이후 대학과 중·교고에서 중국어를 가르치게 됐다. 이어 2년 후에는 남편인 왕 교수도 부인이 있는 제주에 함께 정착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제주의 역사와 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제주의 문화와 역사를 공부하고 이를 정확하게 중국 사람들에 소개하고 홍보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역사와 문화를 이해해야 서로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왕 교수는 “한국와 중국은 이웃나라지만 심리적인 거리는 멀다. 서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며 “서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고, 중국 사람들에게 제주를 정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왕 교수는 한국문화를 공부하면서 제주의 해양문화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왕 교수는 2012년 한국역사민속학회가 발행하는 역사민속학 제40호에 ‘조선 표류민에 대한 명의 구조제도-중국 표착 제주 표류민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중국의 고대자료와 조선왕조실록 등을 연구해 당시 제주민들의 중국 표류와 구조, 고향 이송 등을 상세히 밝혀냈다.


왕 교수는 또 각종 학술지에 제주와 한국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고 있으며, 제주국제대 국제교류원부원장으로 활동하며 중국사회학학술연구회, 중국해양대연구회 등 양국에서 열리는 각종 학술대회에 참여해 제주와 중국의 교류를 넓히고 있다.


왕 교수는 “제주도의 해양문화는 동아시아지역의 허브다. 모든 해상통로가 연결된다”며 “많은 연구과 교류에 더 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의 민속 등에 관심이 많은 왕 앵커도 설문대할망 등 제주신화 19개가 담긴 ‘제주신화집’(제주문화원 발간)을 중국어로 쉽게 번역했고,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소에서 발간하는 탐라문화에 ‘제주도 무가 속의 숫자 12에 관한 고찰’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왕 교수 부부는 또 중국어로 정기 발행되는 제주주간(영문 제주위클리)에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내용도 ‘제주4·3’, ‘중국 역사에 나오는 탐라국’, ‘알뜨르 비행장’, ‘영등굿과 입춘굿놀이’, ‘신구간’, ‘추사 김정희’, ‘광해군의 유배생활’, ‘해녀’ 등 매우 다양하다. 이들 부부가 쓴 글은 모두 60~70편에 이른다.


왕 교수는 “제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중국 관광객들은 거의 모른다. 자유 여행객이 많아지게 되고, 이들은 제주의 역사와 문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자신들이 쓴 기고를 책으로 엮어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왕 교수 부부는 중국어를 한다고 해서 중국어를 정확하게 가르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에서 중국 표준어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던 왕 앵커는 “중국에서는 각 지역의 사투리가 많아 중국어 교사도 중국 표준어 시험을 봐야 한다”면서 “제주에도 정확한 중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중국 사람이면 누구나 중국어를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은 틀린 생각”이라고 말했다.


왕 앵커는 TV와 중국어 신문을 보고 중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 때문에 보다 정확한 중국 표준어 표현과 발음으로 뉴스를 진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각종 안내판과 홍보물 등에 잘못 쓰여진 중국어 표현을 볼 때마다 아쉬운 마음이 앞서기도 한다.


왕 교수 부부는 제주가 진정한 국제자유도시로 나가기 위해서는 외국인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뛰어난 인재를 유치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왕 교수는 “외국인이 많다고 해서 국제적인 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고급 인재가 있어야 한다”며 “개방된 태도가 필요하고, 폐쇄된 심리가 있으면 국제자유도시가 되지 못한다. 제주에 필요한 인재를 많이 유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왕 교수 부부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제주에 살기 위해 왔다. 중국 사람들에게 제주를 소개하고 제주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외국인이 보는 제주를 소개하고 싶다. 제주 이미지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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