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급식 봉사…‘아라동의 며느리’ 역할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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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필리핀 결혼이주여성 모임 나필
   

남을 돕는다는 것은 가슴 설레는 일이다.

 

그러나 시간이 부족하다고, 경제적인 여유가 없다고 갖은 핑계를 대며 한 달에 한 번도 봉사 활동을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나눔에 야박한 세태 속에서 매주 봉사 활동을 실천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필리핀 출신 결혼이주여성들로 구성된 나필(NAPIL·회장 마리테스)이 그 주인공이다.

 

나필 회원들은 매주 목요일 제주시 아라동 은성종합사회복지관(관장 김봉한)을 찾아 노인들을 위한 급식 봉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나필 회원들은 지난해 3월 시작한 봉사 활동을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이어오면서 주위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나필은 지난해 6월 은성복지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남을 돕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경제적인 여유가 부족하고 봉사 경험이 없는 나필 회원들을 위해 은성복지관이 공식적으로 지원 의사를 밝힌 것이다.

 

1 더하기 1의 답이 2가 아닌 그 이상이 될 수 있다는 말처럼 나필과 은성복지관은 만남은 여러 가지 상승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나필 회원들은 급식 봉사 활동을 통해 한국음식 요리 실적이 부쩍 늘었다.

 

매주 봉사 활동을 하면서 한국인 조리사들에게 요리 노하우를 전수 받는 것은 물론 은성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요리교실에서 조리법을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은성복지관은 나필 회원들이 한 달에 한 번씩 개최하는 정기회의 장소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것을 알고 흔쾌히 회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나필 회원 2명이 은성복지관의 소개로 도내 한 제조업체에 취업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나필과 은성복지관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4일에는 나필과 은성복지관이 힘을 합쳐 지역 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 줄 김장김치 담그기 행사를 개최하는가 하면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밑반찬을 만들어 전달하는 등 ‘아라동의 며느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나필 회원들의 꾸준한 봉사 활동은 지역 어르신들도 감동시켰다.

 

제주시 아라동 월두마을노인회(회장 김지유)는 지난 설 명절을 앞두고 나필 회원들의 봉사 활동에 보답하기 위해 십시일반으로 모아 마련한 선물을 전달했다.

 

김지유 제주시 아라동 월두마을노인회장(75)은 “매주 급식 봉사를 실천하는 것도 힘든데 거동이 불편해 복지관을 방문하지 못하는 노인들을 위해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피부색도 다르고 한국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해 어렵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며느리들 같이 편하다”고 밝혔다.

 

나필은 또 회원들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함께 극복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초대형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을 강타, 결혼이주여성의 가족들도 피해를 입자 후원의 날 행사를 개최해 성금을 모으기도 했다.

 

아울러 나필 회원들은 평소에도 정기적으로 만나 우의를 다지며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고 있다.

 

특히 이제 막 결혼 생활을 시작한 초보 ‘필리핀댁’에게 나필은 없어서는 안 될 안식처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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