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공통감염병 퇴치로 건강한 세상 만들터"
"인수공통감염병 퇴치로 건강한 세상 만들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대한민국 인재상 받은 제주대 수의학과 안수빈씨
   
(사진) 최근 국제학술지에 논문 2편을 발표해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한 제주대학교 수의학과 안수빈씨가 장래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학교 실험실에서 연구를 하고 있다.
“조류 독감처럼 동물과 사람 사이에 서로 전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을 예방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국제수역사무국에서 공중 보건 및 방역 전문가로 일하고 싶어요.”

제주대학교 수의학과 본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안수빈씨(25)는 지난 17일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수여하는 ‘2013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았다.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온 안씨를 포함, 전국 대학생 40명이 인재로 뽑혀 대통령 명의의 상장과 메달, 장학금 300만원이 주어졌다.

안씨는 그동안 실험용 쥐(마우스)와 많은 시간을 보내왔다. 삼다수에 함유된 천연 미네랄 성분인 ‘바나듐’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마우스를 대상으로 건강과 수명을 연장하는 실험을 반복해 왔다.

특히 약용식물에 주로 함유된 ‘에모딘’ 성분을 분석,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도움이 되는 효능을 입증하는 데 주력해 왔다.

바나늄과 에모딘의 효능과 성분을 분석한 논문 2편은 SCI(과학기술논문색인)급 국제학술지에 실렸다.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에 학부생이 저자로 참여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는 수업을 받아야 해서 논문을 쓰기 위한 연구와 실험은 주로 밤에 해야 했죠. 지난 2년 동안 밤을 샜던 날이 많았던 것 같아요.”

매일 수면 부족을 겪어야 했던 그는 수업 틈틈이 쉬는 시간에 쪽잠을 자는 버릇이 생겼다. 새벽까지 일을 하려면 낮에 부족한 잠을 보충해야 했다.

그는 광주 토박이로 광주동신여고를 졸업했다. 여고시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한국인 최초로 국제기구 수장에 오른 이종욱 박사의 일대기에 큰 감명을 받았다.

결핵과 소아마비 퇴치를 위해 백신 개발과 빈곤한 나라의 아동을 돕는 데 헌신해 왔던 이 박사의 일화를 접한 그는 진로를 수의학으로 정하고 2008년 제주대학교에 입학했다.

“혼자 제주도로 가게 돼서 처음엔 부모님이 많이 걱정하셨죠. 6년간 떨어져 지냈지만 저를 응원해 준 부모님이 있어서 힘이 됩니다.”

그는 자신이 원했던 학과에 합격하면서 모든 일에 열정적으로 앞장섰다. 전 세계 수의학과 학생으로 구성된 ‘국제수의학도연맹’(IVSA)에서 학교 대표를 맡게 됐다.

2011년 국제수의학도연맹 60번째 총회가 우리나라에서 10박11일 동안 열리게 되면서 그는 실무 대표로 총회 준비에 바쁜 나날을 보냈다. 총회의 마지막 일정을 제주에서 진행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그의 땀과 노력이 있었다.

“어릴 적부터 말과 가까이 지내온 유럽의 수의학도들은 말의 습성이나 질병 등 우리보다 아는 게 참 많더라고요. 그런데 말에 침을 놓는 ‘수의 침술학’을 선보이자 유럽 학생들이 우리를 얕잡아 보지 않고 관심을 보이며 질문을 하더라고요.”

2010년 여름방학을 맞아 유네스코 산하 국제워크기구를 통해 독일의 한 특수유치원으로 연수를 갔던 그는 생명의 소중함과 공중보건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알코올 및 약물에 중독된 부모로부터 태어난 아이들을 수용한 특수유치원에서 2주 동안 머물렀죠. 난폭하고 주의력이 산만한 아이들과 함께 벽화를 그리고 정원을 손질하다 보니 어느새 마음이 통하더라고요.”
내년 2월 졸업을 하는 그는 학생 시절 경험했던 다양한 봉사활동을 삶의 목표로 두게 됐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공중보건·방역 전문가가 돼 인류의 건강과 수명 연장에 열정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20년 뒤에는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수역사무국(OIE)에 입성하는 게 최종 목표다.

안씨는 “제주도가 구제역 청정지역을 유지하기 위해선 국제수역사무국으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유럽과 미국의 주도하는 국제기구에서 우리나라가 발언권을 얻는 등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며 장래 포부를 밝혔다.

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