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복원은 또 다른 문화원형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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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전 제주대박물관장
   
김동전 제주대학교 박물관장은 “환해장성은 기본적으로 군사 방어시설로 외부에 맞서 싸운 조사들의 노동과 역사의 흔적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산”이라며 “각종 개발로 인해 파괴되고 잘못된 복원으로 원형이 훼손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환해장성은 고려 군대가 제주에 들어와 삼별초 군대의 제주 상륙을 막기 위해 쌓기 시작했지만 결국 완성은 삼별초 군대에 의해 이뤄져 외부의 적을 막기 위한 방어용으로 사용됐다”며 “제주도 방어체제의 주요 목적은 왜구의 침임에 대한 대비로 이를 위해 3개 읍성을 중심으로 9개 진성과 25개 봉수, 28개 연대의 방어체제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그는 “환해장성과 읍성, 진성에는 외부세력에 맞서 목숨을 걸고 제주를 지켜낸 조상들의 노동과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며 “하지만 이토록 소중한 문화유산이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훼손되고 파괴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관장은 “13세기에서 16세기에 걸쳐 우리나라와 중국 연안에서 활동했던 일본의 해적집단인 왜구는 중국 연안으로 진출하기 위해 물과 땔감을 공급받을 중간 기착지로 제주도를 침입했다”며 “이 때문에 제주 방어시설의 주요 목적은 왜구의 침입에 대한 대비였으며, 제주의 관방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를 세종 21년(1439년)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의 읍성은 지방관아의 성격을 지닌 행정적인 목적과 군사거점으로서의 군사적인 목적을 갖고 있었다”며 “진성은 왜구의 침입에 대비해 도내 해안선을 중심으로 곳곳에 요새를 설치해 지역방어거점으로서 활용됐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환해장성과 읍성, 진성들은 각종 개발에 의해 파괴되고 해안선을 중심으로 해안도로가 개설되면서 상당수가 파괴돼 없어졌다”며 “문화재는 한 번 파괴되면 원형 복원이 절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피력했다.

김 관장은 또 “최근 환해장성과 읍성, 진성, 봉수, 연대 등을 복원하고 있는데 원형에 충실하지 않은 복원보다는 잘 다듬은 자연석을 매끄럽게 쌓아놓는데 그치고 있다”며 “이는 제주 전통방식으로 쌓은 제주 성담의 원형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복원과 정비라는 명목으로 또 다른 파괴가 빚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관장은 “원형을 고려하지 않은 복원보다는 지금 남아있는 것들만이라도 제대로 보전하는 방안이 중요하다”며 “유물의 특징적 요소를 살리고 주변 환경에 대한 정비가 이뤄져야 제주 돌 문화의 한 원형인 성담이 살아나게 된다”고 피력했다.

현봉철 기자 hbc@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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