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만화를 그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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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및 예술강사로 활동 중인 임성민씨
   
만화가이자 강사로 활동 중인 임성민씨가 제주벤처마루 1인 창조기업비지니스센터에서 최근 작업 중인 ‘만화로 보는 올레’를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만화를 그리고 싶습니다. 수많은 신화와 전설이 깃든 제주도에서 세계적인 만화가가 나올 수 있도록 후학 양성에도 힘쓰겠습니다.”

만화가이자 강사로 활약하고 있는 임성민씨(57·제주시 일도1동)는 그동안 제주의 신화와 전설을 모티브로 새로운 캐릭터를 창출해 왔다.

그는 2008년 구좌읍 김녕리 무속신화에서 소와 돼지를 통째로 먹는 식신(食神) ‘궤네깃또’를 만화 캐릭터로 탄생시켰다.

궤네깃또와 주인공들이 신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귀중한 조리법을 얻어 ‘신의 요리’를 만들어 간다는 스토리를 담았다.

그 해 홍콩에서 열린 박람회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만화 영화(애니메이션)를 제작할 투자자를 찾지 못해 그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 됐다.

그는 그림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스스로 만화를 그렸고,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주위에서 ‘초상화를 그려 달라’는 청탁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미술을 전공하지 않고 제주대학교 원예학과에 입학했다. 감귤 과수원을 소유한 부모는 장남인 그가 대를 이어 과수원을 물려받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만화가가 되기를 원했던 그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1982년 대학을 졸업하자 서울로 상경, 내로라하는 만화영화회사를 찾아갔다.

“전국 각지에서 온 지망생들이 시험을 봤는데 입사 동기 30명 중 제가 10등으로 합격했죠. 제주에서 만화하면 내가 1등이라 생각했는데 이 방면에 인재들이 많더라고요.”

월트디즈니의 ‘인어공주’를 비롯해 ‘닌자 거북이’, ‘바람돌이 소닉’ 등 미국과 일본 제작사에서 주문한 만화 영화는 그의 손에서 나왔다.

1980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대박을 터트린 만화 영화 대부분 우리나라 만화가들이 그렸다.

비록 하청 제작이었지만 숨은 끼를 맘껏 발휘한 그는 말단 사원에서 조감독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1982년 공무원 월급이 10만원일 때 저는 40만원을 벌었죠. 돈벌이도 괜찮았지만 만화가 너무 좋아서 밤을 새며 그려도 즐겁기만 했습니다. 만화 영화는 1초에 12장의 그림이 필요한데 납품기간을 맞추려고 매일 철야작업을 했죠.”

만화계에서 잘 나가던 그는 13년간의 서울 생활을 접고 1995년 고향으로 내려왔다. 연로한 부모가 감귤농사를 더는 못하겠다며 장남인 그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감귤을 재배하는 틈틈이 붓을 놀리던 그는 2008년 한국문화예술교육원에서 만화·예술 강사 자격을 취득했다.

만화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을 발굴하기 위해 도서지역에 있는 추자초·중학교까지 찾아가 지도했다.

지난 6년간 15개 초·중학교에서 만화를 가르쳤다. 특히 제주제일중 만화동아리 학생들은 그의 지도 아래 ‘넥스트’라는 제목으로 창작 작품집을 발행했다.

그는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발굴해 능력을 키워주고 세계적인 만화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마징가 제트, 은하철도 999, 캔디 등 어릴 적 우리가 봐왔던 만화 영화는 일본 작가들이 그린 것이죠. 일본 만화 영화는 전 세계에 수출되고 영화·완구·게임 등 다양한 장르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 아톰을 탄생시킨 데즈카 오사무는 ‘만화왕국 일본’을 만들어 낸 세계적인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제주도를 널리 알리기 위해 올레길 21개 전 코스를 만화로 그려내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제주의 전통과 전설·신화를 토대로 그동안 100개가 넘는 캐릭터를 창출했는데 인프라가 열악한 관계로 상업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황금알을 낳을 만화산업에 제주의 다양한 스토리가 활용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을 맺었다.

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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