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적 가치 있는 산담 문화재 지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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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
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 소장은 “산담은 집담, 밭담 등과 같이 산 자들의 돌문화 유형을 넘어서는 제주인들의 사후관(死後觀)이 담긴 문화적 공간”이라며 “산담은 15세기부터 시작된 수백년의 역사 속에서 제주의 경관을 대지 예술의 장관으로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제주의 무덤과 다른 지방의 무덤의 큰 차이는 무덤의 위치와 산담”이라며 “마을 뒷산에 조성하는 다른 지방과 달리 제주의 무덤은 경작지 가까이에 위치해 있고 산담을 쌓아 경계의 의미, 말과 소의 침입 방지, 들불 예방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제주도 전역에서 산담을 흔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산담의 가치를 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제주의 산담은 삶과 죽음의 문화를 넘나들고 제주의 산업적 의미와 사회적 의식을 모두 포괄하는 제주의 돌담 가운데 백미(白眉)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향당과 마을당 등 유형문화유산이 사라지면 심방(무당) 등 무형문화유산이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라며 “산담이 사라지면 그 장묘 문화에 따르는 많은 유물들과 돌챙이(석공)이 사라지는데 이는 제주의 독특한 문화유산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제주의 산담 가운데 역사적인 의의와 문화적인 가치, 조형적인 가치가 있는 산담들을 선별해 서둘러 문화재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며 “‘헌마공신’ 김만일의 무덤에서 잃어버렸던 석상을 다시 찾아왔음에도 김만일 무덤은 그 석상을 다시 잃어버린 후에야 문화재로 지정해 원형이 훼손된 문화재가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의 읍성이나 진성(鎭城), 환해장성, 초가 등의 복원의 손길을 거치면서 왜곡돼 제주만의 독특한 특성을 잃어버렸다”며 “이는 일본 오키나와의 슈리성이 오키나와 석공들에 의해 오키나와식 성벽으로 복원되면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과 대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지정된 문화재든 비지정 문화재든 모두 소중한 것으로 제주인들의 고유성과 독창성이 있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우리의 문화재”라며 “원형이 아직 남은 역대 감목관의 무덤과 석상들, 서귀포시 고만첨·오정빈의 무덤과 석상들, 제주 최고의 동자석을 자랑하는 변여무의 무덤 등 아직도 원형의 보존된 소중한 무덤들을 하루빨리 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현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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