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을 건 여행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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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7개국 2807㎞ 일주한 제주대학교 권보선씨
   
(사진) 권보선씨가 유럽 7개국을 자전거로 일주한 가운데 지난 8월 15일 최종 종착지인 프랑스 파리 세느강변에서 광복절을 맞아 독도가 우리 땅 임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자전거여행이 제 삶의 목표와 방향을 제시해줬죠. 내 이름을 건 여행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제주대학교 사범대학 지리교육전공 3학년에 재학 중인 권보선씨(25)는 올 여름 유럽 7개국을 40일간 일주했다.

프랑스→영국→벨기에→네덜란드→독일→체코→스위스를 자전거로 완주한 결과, 속도계 찍힌 총 이동거리는 2807㎞로 나왔다.

자전거를 갖고 가면서 교통비는 들지 않았다. 그는 40일 동안 체류비로 80만원이 들었다고 했다. 이 비용도 대부분 입장료와 현지인 선물 구입에 썼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모르는 사람들에게 메일을 보냈죠. 하룻밤을 묵게 해달라고…10명 중 2명은 기꺼이 빈방이나 거실의 소파를 내줍니다. 이 같은 무전여행을 ‘카우치 서핑’이라고 하는데 그 나라 사람들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제대로 알 수 있죠.”

그는 7개국을 돌며 24곳의 지역에서 현지인들의 집에 초청을 받았다. 그래서 숙박비는 한푼도 들지 않았다.

20대 프랑스인은 ‘여자친구와 바캉스를 간다’며 낯선 이방인에게 집 열쇠를 맡기는 통 큰 배포를 보였다.

중년의 한 독일인은 인터넷으로 한국음식 요리법을 알아내 잡채와 김치볶음밥을 만들어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그는 독일에서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태극기를 꽂은 자전거로 2시간 동안 도로를 달리던 중 경찰차가 따라 붙었다.

경적도 울리지 않고 가만히 뒤를 따르기에 에스코트를 해주는 것으로 알았다. 도로가 끝날 때 쯤 경찰관이 표지판을 가리키며 ‘아우토반’이라고 지적했다.

이 경찰관은 벌금을 물리는 대신 그를 순찰차에 태워 처음 출발했던 곳으로 다시 데려간 후 내려줬다.

독일어와 불어를 모르는 그는 이정표나 안내판을 읽을 수 없어서 이 같은 고생을 여러 번 했다. 작은 지도만 들고 다녔기에 길을 잃기 일쑤였다.

권씨는 “하루에 200㎞를 가면 되는데 길을 잘못 들어서 20~30㎞를 더 간 것 같다”며 고생담을 털어놨다.

길을 모르면 현지인들에게 물어봤다. 이들은 자신들도 길을 모를 경우 주변 지리를 잘 아는 사람을 찾아내 그에게 안내해 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권씨는 “스위스가 왜 관광 대국이 된 것을 알게 됐죠. ‘나도 길을 모른다’고 외면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모두가 끝까지 길을 안내해 주는 친절을 베풀었다”고 말했다.

더구나 스위스는 도로 한 차로를 떼어 내 자전거 전용도로로 만들어 놨고, 산악에도 자전거 도로를 개설했다. 그래서 그는 자전거로 알프스 산맥 중턱인 해발 2000m까지 오를 수 있었다.

지난 7월 9일 제주를 떠난 그는 유럽 일주를 마치고 8월 17일 귀국했다. 유럽인 대다수가 ‘삼성’은 알지만 ‘코리아’는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몰랐다.

그나마 네덜란드에선 박지성 선수가 활약하면서 일부 사람들이 대한한국을 알고 있었다.

그는 최종 종착지인 프랑스 파리 세느강에 8월 15일 도착하게 되자 광복절을 기념해 우리나라와 독도를 표기한 지도를 들고 ‘독도 지킴이’ 캠페인을 열었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프리허그(Free Hug)’ 피켓을 들고 서로를 안아주는 이벤트로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리고 태극기에 사인을 받아냈다.

교사를 꿈꾸며 사범대에 진학한 그는 군 복무를 마치고 2011년 복학했지만 대학 생활이 무료해 지기 시작했다. 자전거로 제주도 일주도로를 돌다보니 200㎞를 10시간 만에 주파하게 됐다.

내친 김에 6일 동안 목포→부산→강원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880㎞를 완주했다. 하루에 16시간을 주행하다보니 엉덩이에는 종기가 잡히고 다리가 퉁퉁 붓기도 했다.

그는 “‘바람의 딸’ 한비야씨가 많은 젊은이들에게 여행에 대한 꿈과 도전을 심어줬죠. 전 세계를 누비며 제주를 널리 알리고, 자전거여행하면 누구나 내 이름을 떠올릴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며 말을 맺었다.

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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