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미래에 대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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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이후 도민들의 이목이 내년 6·4 지방선거로 쏠리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호를 이끌 ‘지방대통령’을 뽑는 도지사 선거에서 사상 유례없는 치열한 선거전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근민 현 지사와 김태환·신구범 전 지사 등 이른바 ‘제주판 3김’으로 불리우는 전·현직 지사 간 마지막 승부의 실현 여부와 이에 세대교체 깃발을 내건 차세대 예비주자들이 ‘3김 시대 청산 대항마’로 인정받을지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여기에 무소속에 밀려 도지사 선거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새누리당이 연패 사슬을 끊을지 여부와 제1 야당인 민주당 역시 유독 지사를 배출하지 못해 구겨진 체면을 회복할수 있을지 여부도 주요 관심사다.

이 같은 정치권의 관심과 달리 민심은 과연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추석 당시 민심을 살펴보면 화두는 ‘새로운 미래에 대한 갈망’으로 압축할 수 있다.

예전에는 분명 ‘인물론’과 ‘세대 교체론’이 맞서면 인물론이 앞섰다. 그래서 20여 년간 ‘제주판 3김 시대’가 이어졌고, 전·현직 지사들은 제각각 성과를 만들어내며 제주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직선제 이후 시작된 편가르기식 갈등의 골은 행정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를 양분시켰다. 장기간 누적된 후유증은 제주 발전의 발목을 잡는 병폐로 번져 제주 공동체를 갉아먹는 ‘중병’으로 곪아왔다.

이 같은 문제의 심각성과 20여 년에 걸친 학습효과는 이제 도민들에게 고민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래도 그만한 사람이 있나’라는 인물론에 앞서 ‘시대 정신에 맞는 새로운 미래에 대한 고민’과 그에 합당한 변화된 선택을 갈망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많이 거론되는 인물이 있다. 19대 총선 불출마 선언 후 유럽 등에서 1년여 간 머물다가 최근 귀국한 제주 출신 원희룡 전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사실 원 전 의원은 대권의 꿈을 갖고 있다. 옛 한나라당의 소장개혁파와 3선 의원, 여당 사무총장 등의 묵직한 경력을 감안할 때 분명 중앙무대에서 더욱 커야 하는 ‘제주가 낳은 최고의 정치인’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새누리당 김문수 경기지사와 홍준표 경남지사, 김태호 의원, 민주당의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의 행보를 보면 원 전 의원이 ‘큰 정치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제주도지사를 맡지 못할 이유도 없다. 적어도 10년 이상 정치판을 뛰어온 기자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오히려 지방분권, 지방자치 시대에 행정 경험을 쌓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 특히 제주는 특별자치도로 자율권을 인정받은 곳이다. 원 전 의원이 구상해온 경제 민주화와 사회안전망 확충 플랜 등을 실현해 보면서 국가 정책의 틀을 만들기에 안성맞춤인 지역이 바로 제주다.

지방에서의 새로운 바람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철학만 있다면, 도민들의 갈망이 커진다면, 원 전 의원은 당연히 박차고 나서야 한다. 그게 정치인의 책임이자 도리이기 때문이다.

원 전 의원이 아니더라도 지금 도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제주의 새로운 인물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다.

개인적인 시각이지만 이 시점에서 송재호 제주대 교수처럼 저평가된 인물을 다시 제대로 검증해 볼 필요도 있다. 사실 송 교수가 2004년 열린우리당 도지사후보 경선에 도전하기 보다 같은 해 총선 후보 출마 제의를 받아들였다면 현재 3선 의원과 함께 내년 도지사 선거에서 다크호스로 부각됐을지도 모르겠다.

이제 중요한 것은 결국 도민의 선택이다. 무엇보다 전·현직 지사와 새로운 인물을 동등하게 놓고 평가해야 한다. 연고주의에서 벗어나 누구에게 제주의 미래를 맡겨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갈지 말이다. 이번에는 내심 도민들의 후회 없는 최고의 선택을 기대해본다.

<김태형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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