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소년 오지탐험대에 뽑힌 대학생 류형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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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에 색다른 레저관광 도입 할께요"
   
(사진) 제주대학교 류형곤씨(25)가 키르기스스탄에 있는 해발 4361m 로그비넨코마운틴의 정상에 오른 뒤 제주대 교기를 펼쳐 보이고 있다. 류씨가 정복한 이 봉우리는 구글 지도에 표기가 안 된 ‘무인봉’이다.
“한라산과 360여 개의 오름은 천혜의 스키 코스가 될 수 있죠. 제주에서 모험과 도전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레저관광을 개척하고 싶어요.”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류형곤씨(25·서귀포시 강정동)는 레저관광 전문가를 꿈꾸며 한걸음씩 나가고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한 첫 도전으로 지난 5월 ‘한국청소년 오지탐사대’에 지원했다.

전국 대학생 2300여 명이 지원, 3차에 걸친 테스트에서 55명이 최종 선발됐다. 42대 1의 경쟁률을 뚫은 결과, 그는 제주지역에서 뽑힌 유일한 대원이 됐다.

그가 속한 탐사대 12명은 지난 7월 19일 중아아시아에 있는 키르기스스탄에 도착, 23일 동안 4000m급 고봉 3개를 등정했다.

알아르차(해발 4098m), 로그비넨코(4361m), 복스피크(4236m) 설산을 차례대로 정복했다.

특히 로그비넨코 마운틴 중 좌측 봉우리는 구글 지도에 표기가 안됐고, 현지에서도 등정 루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정도로 ‘무인봉’이나 다름없었다.

그를 포함해 11명은 수직에 가까운 이 빙벽을 피켈로 찍어가며 정상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3명은 빙하가 갈라진 틈인 ‘크레바스’에 빠졌다가 가까스로 살아났다.

빙벽은 험난하고 위험해서 당초 미션에선 탐사만 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들은 직접 올라보기로 결정했다.
한나절이면 등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텐트와 여벌옷 등 장비를 제대로 챙기지 않고 오전 3시에 출발했다.

그러나 해발 4361m 정상에 도착해 보니 해는 이미 저물었다. 설상가상으로 여자 대원 1명이 저체온증으로 실신했고, 하산까지는 8시간이나 남아 있었다.

류씨는 “손발이 언 일부 대원들은 움직일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며 “버너로 끓인 물로 손발을 녹여가며 밤을 새며 내려왔는데 베이스캠프로 귀환하지 않고 산에서 잠을 잤다면 동상에 걸려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이번 오지 탐사를 통해 어떤 고난과 역경에서도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값진 경험을 얻었다.

남주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3일 만에 해병대(1063기)에 지원 입대하는 등 그는 여는 젊은이들과 달리 순탄하고 평범한 길을 걷지 않고 있다.

12살 때 이미 스쿠버 자격증을 따고 어른들과 함께 바다에 들어가 수중 정화에 참여했다.

전역 후에는 강원도 있는 스키장에 1년간 머물며 스키지도요원 자격증을 땄다. 한국스키장경영협회는 제주지역에서 그가 처음으로 이 자격을 취득했다고 전했다.

내친 김에 그는 알파인스키 심판자격증을 따면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심판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지난해는 달랑 30만원을 갖고 뉴질랜드로 떠났다.

그는 “빵과 계란으로 일주일을 버터다 이력서를 들고 아무 곳에나 무작정 들어갔죠. 면접에서 7번이나 떨어졌지만 이 과정에서 취업 요령을 터득하게 됐고 거꾸로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비록 일은 힘들었지만 그는 채소 농장과 레스토랑에 취직해 여비를 모았고, 당초 계획대로 1년 동안 뉴질랜드에서 머물렀다.

그는 “세계 관광시장의 다변화로, 제주관광 역시 특화된 상품이 필요하다”며 “여름에는 해양레저를, 겨울에는 눈과 스키를 주제로 많은 관광객들이 색다른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상품 개발에 나서겠다”고 말을 맺었다.

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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