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모와 내란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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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모란 역성모반으로 왕조시대 왕권의 교체를 통한 특정 정파의 권력장악 시도를 의미한다.

고려왕정에서 조선왕정으로 교체만 해도 역모가 역성혁명으로 성공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조선시대 600년 동안 크고 작은 역모사건은 끊이지 않았으나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고 역모 자체가 정치적 반대세력을 제거하는 가장 효과적인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됐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초기 훈구파와 사림세력 간 대결에서, 조선중기 동인과 서인의 싸움에서, 그리고 노론과 소론, 서인과 남인 간 정권쟁탈의 역사는 곧 역모의 역사이기도 했다.

역모에 실패한 세력은 3족이 멸문지화의 변을 당해야 했고 역모에 성공한 세력은 권력을 장악했으며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반대세력을 역모 주도세력으로 조작해 제거했기 때문이다.

태종과 세조가 그랬고 연산군을 폐한 중종, 광해군을 폐한 인조가 반정에 성공함으로써 왕권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이같은 권력투쟁과 모반사건의 되풀이는 동서고금의 역사를 관통하는 정치사이다.

1945년 광복이후 민주공화정이 들어선 우리나라 역시 민주주의 발전과정에서 내란음모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대부분은 권력에 의해 조작된 사건들인 것으로 나중에 밝혀졌지만 당시의 정국을 흔들기에는 충분했고 권력을 유지하고 공고화 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됐음은 물론이다.

1970년대 유신 이후에만 하더라도 민청학련사건, 인혁당재건위 사건,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이 대표적이다.

내란음모 주도 인물은 대부분 사형선고를 받았고 실제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다수의 주모자가 실제 사형집행이 이뤄져 이후 조작된 사건에 의한 사법살인이라는 역사적 오명을 쓰기도 했다.


이 때문에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를 대신해 유족들에게 사과를 표명하기도 했다.

또 5, 6공화국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12·12사건을 주동해 내란음모죄로 처벌을 받았고 최근까지도 그에 따른 추징금 납부 문제로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 다시 1980년 이후 30여년 만에 국가정보원에 의해 내란음모사건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공교롭게도 전직 국정원장이 대선개입 혐의로 재판을 받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대화록 공개, 국회의 국정조사로 궁지에 몰린 국정원이 내란음모사건을 발표한 것이다.

이 사건이 헌정질서를 문란케 할 내란이다, 내란음모다, 여적죄다 말들이 많지만 앞으로 사법 재판과정에서 밝혀질 일이다.

어쨌든 국정원에 의해 혐의를 받고 있는 현직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은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의결돼 구속된 상태이고 통합진보당 관련 인사들이 혐의를 받고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만에 하나 이 사건이 실제보다 부풀려지고 조작의 흔적이 있다면 국가정보원은 자신의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내란음모사건으로 날조했다는 점에서 국민적 신뢰를 더 이상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지탄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과거 내란음모사건의 배후에는 이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난 과거 독재정권하 정보기관의 향기가 진하게 배어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아울러 이 사건이 재판결과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통합진보당 역시 그동안 지지해준 국민들 앞에 정치적·법적 엄중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강영진 정치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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