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것에 생명 불어넣어 지구를 지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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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치호 업사이클링그룹 ‘알이’ 대표
“버려지는 것에 생명을 불어넣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면 자원도 절약하고 환경오염을 줄이게 돼 우리들의 아이들,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지구를 물려줄 수 있지 않을까요.”

폐자재를 활용한 에코 디자인 퍼포먼스 그룹을 표방하고 있는 예비 사회적기업인 알이(RE:)의 신치호 대표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고교 졸업 후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고물상 등을 거쳐 기부와 나눔을 실천하는 아름다운가게의 재활용디자인팀 ‘에코 파티 메아리’의 팀장을 맡았다.

‘알바 인생’을 살았다지만 노숙인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삶을 살던 신 대표의 인생역전 스토리는 노숙인을 위한 잡지 ‘빅이슈’의 창간호에 실리기도 했다.

디자인팀장을 맡아 안정적인 생활을 하던 그는 ‘메이드 인 제주’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글로벌한 브랜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에 2010년 제주를 찾았다.

그가 만든 알이는 쓰레기를 한 번 더 활용하는 재활용(recycling)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버려진 물건에 디자인과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을 실천하는 기업이다.

신 대표는 “가구와 집에 사용하는 목재는 최소한 20~50년 자란 나무들인데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폐목재를 활용해 제품을 만든다면 나무를 덜 자르게 되고, 숲을 가꿀 수 있는 시간을 버는 등 지구의 환경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2010년 말 제주에 첫 문을 연 뒤 폐목재를 활용한 연필꽂이와 필통, 명함꽂이, 컵받침, 상패, 트로피 등 각종 사무용품을 생산하고 있다.

제주올레 코스에서 보이는 조랑말 모양의 간세 스탬프함도 폐목재를 활용한 알이의 작품이다.

신 대표는 “봉개동 폐기물처리센터의 경우 폐목재는 폐기물로 분류되면 반출이 불가능해 파쇄해 소각하거나 매립할 뿐”이라며 “분류 과정에 재활용, 업사이클링할 수 있는 것들을 따로 분류해 ‘소재 은행’을 만들면 다양한 업사이클링 업체들이 작품의 소재를 손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내년에는 친환경·업사이클링 제품과 의미들을 소개하는 글로벌 에코 디자인 페어를 제주지역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또 다음 달 말로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작업장 임대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사업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신 대표는 “제주환경수도를 지향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선언적인 의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에코 기업들을 유치하고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더 나은 지구, 더 나은 제주를 위해 제주를 업사이클링 메카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현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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