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노동시장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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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달 13일에는 인구 수가 60만명을 넘어서면서 1987년 50만명 돌파 이후 26년 만에 60만명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제주가 사람들에게 ‘살기좋은 보물섬’으로 더욱 각광을 받기 위해서는 ‘좋은 일자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실제 제주에서 태어난 사람들도 일자리 문제로 서울 등 다른 지역으로의 대학 진학이나 취업을 꿈꾸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또 고향으로 되돌아오고 싶어하는 이들도 많지만 상당수가 일자리 문제에 부딪혀 쉽게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제주에 연고가 없지만 청정 환경이 살아 숨쉬는 세계자연유산으로 이주하려는 사람들도 먹고 사는 걱정으로 고민에 빠지고 있다.

그만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제주 사회의 발전과 제주 사람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2012년 시·도별 주요 노동시장 지표를 담아 지난 27일 공개한 ‘우리 지역 노동시장의 이해’ 자료집에서도 이 같은 현실을 들여다볼 수 있다.

15~64세를 기준한 고용률은 제주가 70.8%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성별로는 남성(73.3%)이 2위인 반면 여성(59.5%)이 1위를 차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고용률을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42.0%)은 5위를 차지했다. 더구나 취업자 중 청년층 구성비(9.5%)는 전국 꼴찌이다.

근무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41.7%)도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순위를 보였다. 특히 상여금 등 특별급여를 제외한 월급여액(213만5000원)은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반면 사업체의 정상적인 경영과 생산시설의 가동, 고객의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로 필요한 인력부족률(4.2%)은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좋은 일자리를 구하려는 구직자들과 기업체 내에서 필요로 하는 직원을 찾는 고용주 사이의 눈높이가 다른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고용률이 높은 데도 실질적인 취업 체감도는 통계만큼 피부에 와닿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농림어업 비중(15.8%)이 가장 높은 반면 제조업 비중(0.6%)은 가장 낮은 제주의 산업구조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

호남지방통계청이 지난 14일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서도 제주지역 실업률은 2.6%로 조사, 2010년 2월(2.7%) 이후 3년 5개월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2분기 실업률도 15~29세의 경우 6.0%에 달했다.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청년층들이 지난 24일 치러진 제주특별자치도와 도교육청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필기시험에 대거 응모한 영향도 컸다.

제주도내에서 대학졸업자 등 젊은층의 요구 수준에 맞는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평균 10대 1이 넘는 공무원 시험 경쟁률을 뚫지 못하는 대다수 청년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발전연구원, 제주청년고용포럼이 지난 6월 발표한 ‘청년 고용 활성화 설문조사’ 결과 괜찮은 일자리로 공무원, 교사, 공기업이 꼽혔던 점에 비춰보면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일자리 창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겠지만 제주도와 유관 기관·단체들이 시급하게 풀어야 할 과제이다.

농림어업 성장세의 둔화, 관광수입의 역외 유출, 신성장동력 발굴 저조로 ‘저성장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현실을 진단, 장·단기 처방을 내놓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할 상황이다.

이번에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우리 지역 노동시장의 이해’ 통계가 제주에서는 하루빨리 먼 옛날의 이야기로 회자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좋은 일자리로 행복지수가 높아진다는 반가운 소식이 기다려진다.

 

<김재범 경제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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