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의 뚜껑은 열렸다. 이제는 남은 것은 주전 베스트 11이다’

2006독일월드컵 축구대회에 출전할 23명의 태극전사들이 11일 딕 아드보카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은 가운데 본선 조별리그에서 활약하게 될 ‘베스트 11’의 영광을 누가 차지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명의 명단을 확정지었다.

골키퍼 3명을 포함해 각 포지션별로 2명씩 경쟁구도로 짜여진 이번 최종엔트리는 독일행의 ‘1차 관문’일뿐 태극전사들은 조별리그 각 경기별 엔트리 18명에 포함되기 위한 주전경쟁 2차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 때문에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인 토고전(6월13일 오후10시)까지 남은 30여일 동안 태극전사들은 코칭스태프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줘야 할 뿐 아니라 재앙과도 같은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철저한 몸관리를 해야 하는 숙제도 떠안게 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국내에서 펼쳐지는 세네갈(23일) 및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26일)전을 통해 23명의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하면서 베스트 11의 ‘옥석’을 가릴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본선 경기를 코앞에 두고 마지막으로 치러지게 될 노르웨이(6월1일)와 가나(6월4일)의 평가전은 대표팀의 최종전술과 세트플레이를 완성시키는 시기가 될 전망이여서 아드보카트 감독은 일찌감치 베스트 11 및 교체멤버들의 윤곽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토튼햄),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 등 해외파 선수들은 대부분 기량면에서 같은 포지션의 경쟁선수들을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어 최종 전지훈련에서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주전자리를 보장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중앙 공격수와 측면 공격수는 평가전에서 확실한 ‘한방’을 반드시 보여줘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국내 축구전문가들이 뽑는 본선 조별리그 첫 상대 토고전 ‘베스트 11’은 공격 최전방에 안정환(뒤스부르크)을 원톱으로, 좌우에 박주영(FC서울)-이천수(울산) 조합을 쓸 것이라는 게 우세하다.

활동폭이 넓은 박지성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세우고 안정적인 수비에 크로스가 좋은 이을용과 경험많은 김남일(수원)에게 중원 수비를 맡길 것으로 보인다.

아드보카트호의 ‘아킬레스’로 지목되는 수비진은 중앙 수비수를 두 자리를 누구에게 맡길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좌우 윙백은 이영표와 조원희(수원)의 차지가 될 전망이다.

중앙 수비수는 최진철과 김진규의 조합이 예상되지만 상황에 따라 김진규와 김영철이 자리바꿈도 가능하다.

골키퍼 자리는 지금까지 치른 13번의 평가전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이 12번이나 이운재를 기용한 것을 볼 때 부상 등 특별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이변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월드컵 본선 때까지 남은 기간에 선수 전체의 몸상태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본선 상대팀에 기술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은 만큼 공수 전환을 빠르게 하고 팀의 균형을 맞추는 게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