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술 하다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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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에 치매 걸린다
젊어서부터 소주 서너 병을 매일 드시는 50대 남자환자께서 보호자와 함께 진료실을 방문하셨다.

보행에 파행이 있으시며 옷을 갈아입지 않고 세면이나 목욕도 안 하시고 식사도 불규칙적이며 하루 종일 마을 어귀에 앉아만 계신다. 뇌 자기공명영상에서는 알코올성 대뇌변성환자에서 나타나는 대뇌 및 뇌간 위축 소견이 보였으며 알코올성 치매로 진단되었다.

알코올은 뇌의 기능을 억제한다. 적은 량을 섭취한 경우에는 사고, 판단, 자제력의 약화를 초래하며 점차 혈중 농도가 올라가면서 언어활동의 장애, 운동과 감정 조절도 어렵게 되고 혼미 상태를 거처 혼수에 이르며 호흡과 심박동의 장애가 동반되면 사망하기도 한다.

알코올성 신경질환으로는 알코올 금단 증후군, 알코올에 의한 영양 결핍성 신경계 질환, 알코올 중독, 알코올성 소뇌변성, 뇌위축, 치매, 말초신경염, 근육병증 등이 있다.

알코올 금단 증후군에는 손 떨림부터 환청, 환각, 금단간질, 진전 섬망 등 응급치료가 필요한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도 있어 알코올 중독자의 갑작스런 알코올 섭취 중단은 주의를 요한다.

또한 과량의 알코올을 섭취한 분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경우, 단순히 술에 취한 급성 알코올 중독 상태로만 판단하여 방치해서는 안 된다.

추락사고로 인한 골절이나 뇌출혈, 감염성질환, 동상 등의 2차적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알코올의 일정한 효과를 보기 위해서 습관성 음주자는 정상 음주자나 금주자 보다 더 많은 알코올을 섭취해야 한다.

알코올에 내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매일 술을 마셔야 일을 할 수 있고 음주로 인해 취중 폭력행사를 하거나 직업상실 가족불화 등 사회적 문제도 일으키는 알코올 의존환자의 치료는 알코올로부터 완전한 금주이다.

알코올 의존환자의 완전한 금주는 단순한 설득이나 설교만을 통해서는 부족하며 전문 치료 시설에서 체계적으로 금주 및 재활치료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고대부터 술은 제의나 관습적 의식, 약용 등으로 쓰였으며 현재에도 과도한 긴장완화를 통해 사회 구성원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등의 좋은 일에도 사용되고 있으나 지나친 음주는 개인에게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을 해치며 사회에도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

술을 강권하는 것을 지양하고 건전한 음주문화 풍토가 뿌리내려 좀 더 건강한 개인과 사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준원 중앙병원 신경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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