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지역에서 ‘인생 2막’을 새롭게 꿈꾸는 ‘귀농(歸農)’이 제주에서도 부쩍 늘고 있다. 귀농 행렬은 도내는 물론 도외에서도 제주를 선택하면서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귀농인구는 전년에 비해 갑절 가까이 늘어나는 폭증세를 이어가며 퇴직 시기에 놓인 베이비붐세대의 ‘도시 탈출’이 붐을 이루면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음을 반영했다.

귀농인구 증가는 그동안 ‘탈(脫)농촌’으로 몸살을 앓아온 농촌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는 많지 않지만 농촌인구 증가라는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농촌서 인생 2막 늘어난다=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본부장 강석률)가 최근 수료한 올해 귀농·귀촌교육에는 당초 계획 인원보다 10명 정도 많은 6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신청 접수 조기 마감으로 상당수 희망자들은 내년을 기약해야 했으며 서울·부산에 사는 예비 귀농인까지 교육에 참가하는 열의를 보였다. 제주를 찾아 1~2년 정도 살고 있는 교육생까지 합치면 도외 출신이 절반에 이르면서 최근 달아오르고 있는 귀농 열기를 실감케 했다.

이처럼 귀농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이유는 찌든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전원생활을 하면서 가치있는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도내에 정착해 친환경 감귤과 녹차 등을 재배하는 1세대 귀농인들이 성공 모델로 소개되면서 청정 자연을 지닌 제주에서 ‘제2의 인생 도전’을 꿈꾸는 예비 귀농인들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수도권 40~50대서 귀농 많다=통계청이 최근 각종 행정자료를 활용, 처음으로 파악해 발표한 ‘귀농 통계’를 보면 제주지역 귀농은 ‘수도권 40~50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과수를 많이 재배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도내 귀농 인구는 253가구 447명으로, 전년도 127가구 245명에 비해 갑절 가까이 늘었다. 전국평균 증가율(86.4%)을 웃도는 것으로, 귀농 가구주 성별로는 남자(170가구)가 여자(83가구)보다 많았다. 도내 여자 귀농 비중은 32.8%로, 전국평균 29.9%에 비해 다소 높아 눈길을 끌었다.

도내 귀농 연령별로는 50대(81가구)와 40대(76가구)가 157가구로 전체의 62%에 달했다. 이어 30대 이하(83가구), 60대(30가구), 70대 이상(8가구) 등의 순이었다. 전년에 비해 50대가 4배 가까이 급증했으며 40대 역시 2배 늘어나면서 40~50대에서 귀농을 주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귀농 지역으로는 도내 도시 지역에서 읍면 지역으로 보금자리를 옮기는 도내간 귀농(125가구)이 가장 많았다. 도외에서는 경기(45가구)와 서울(42가구), 부산(15가구), 인천(7가구), 대전(6가구) 등의 순으로 많아 수도권 및 대도시 권에서의 귀농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귀농가구의 주요 재배작물 및 사육가축 현황으로는 감귤 등 과수(65가구)가 가장 많았다. 이어 채소(40가구), 콩류(19가구), 화훼(11가구), 감자·고구마 등 서류(10가구), 특용작물(6가구), 축산(2가구) 등의 순이었다.

▲농촌지역 활기 되찾나=젊은 층까지 확산되고 있는 귀농 증가는 그동안 ‘떠나는 농촌’에 따른 공동화 현상으로 근심해온 농촌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소장 박영호)에서 집계한 농가인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도내 농가는 3만8497가구로, 전년도 3만7893가구에 비해 1.6% 늘어나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는 10년 전인 2001년 4만672가구에 이어 가장 많은 수준으로, 최근 늘어난 귀농·귀촌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귀농 가구의 절반 정도가 ‘나홀로 귀농(1인 가구)’이라는 점에서 농가 인구(11만4062명) 증가는 미흡한 게 현실이다.

이로 볼때 귀농을 통해 농촌지역이 새로운 활기를 되찾고 보다 발전된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귀농가구의 성공적인 정착에 이어 마을 특화사업과 연계시키는 단계별 추진방안이 무엇보다 시급하는 지적이다.

변대근 제주농협 농촌지원팀장은 “무엇보다 귀농인의 정착 과정에서 주민들과 원활히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이 중요하다”며 “여기에 지속적인 귀농 지원사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