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물고기 지도'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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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온 상승 바다 환경 달라져...패류.해조류 생산 급감
지난 5월 최고급 생선의 대명사인 참다랑어(참치) 185t이 한꺼번에 부산공동어시장에 위판됐다. 위판금액은 10억9600만원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 참다랑어는 고등어잡이 선단이 제주도 동쪽 해역에서 잡은 것이다.

과거 제주 근해에서 어린 참다랑어는 자주 출현했으나, 성어(成魚)가 잡히면서 2008년 전후로 어시장에 본격적으로 위판되기 시작했다. 불과 몇 년 사이 일어난 위의 사례처럼 제주 바다 환경과 어업지도가 점차 바뀌고 있다.

▲제주 바다 어업지도 ‘격변 40년’
온난화 영향으로 제주바다 환경이 달라지고 있으며, 진행속도가 더욱 빠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기후 변화에 따른 바다의 생태연구와 동시에 급변하는 어업환경에 대처하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센터는 1971~2011년 40년 동안 수온 상승 등 영향으로 제주도 연근해의 어업 생산량이 크게 달라졌다고 밝혔다.

갈치는 1971년 108t을 잡는 데 그쳤으나 1990년 3877t, 2000년에는 1만4999t으로 급격히 늘었다. 2007년에는 2만2683t으로 무려 210배나 증가했다.

참조기도 1971년 157t을 잡았으나 2007년에는 1만578t으로 그야말로 대풍을 기록하고 있다. ‘물 반, 고기 반’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듯 추자도 유자망어선은 만선기를 휘날리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상한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갈치는 지난해 1만7305t이 잡히면서 전년 어획량(2만471t) 대비 15% 감소했다.

올 6월말 현재 갈치 어획량은 3938t, 713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 5439t, 897억원과 비교해 물량은 28%, 위판액은 21%나 감소했다. 더구나 제철을 맞은 한치도 평년보다 잘 잡히지 않으면서 어업인들은 울상이 가득하다.

특히 도내 어선 대다수가 낚시질을 하는 채낚기어선인데, 타 지방 대형 선망어선들이 그물을 뿌리며 고기를 잡아가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 등록어선은 10t 미만 1755척(86%), 10t 이상 293척(14%)으로 소형화에 따른 영세화가 심화되고 있다.

▲수온 상승 영향 패류·해조류 급감
1990년대 들어 수산물 생산량에 지각 변동을 불러온 것은 패류와 해조류로 꼽히고 있다.

자연산 전복은 1990년 184t이 잡혔으나 1995년 44t으로 줄었고, 2000년에는 3t, 2007년에는 1t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그러나 종묘 방류와 마을어장 회복 사업을 통해 지난해는 7.4t으로 생산량이 점차 늘고 있다.

오분자기는 통계를 잡기 시작한 1993년 182t이던 것이 2000년에는 35t으로 줄어들었고, 생산량이 뚝뚝 떨어지면서 지난해는 8t에 불과했다.

해조류인 톳도 1990년 3751t에서 2000년 1601t, 지난해는 822t으로, 우뭇가사리도 1990년 4506t에서 2009년 646t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변화는 이미 예견돼 왔다. 수온 상승과 더불어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권에 서식하는 남방계 생물들이 많아지면서 기존 토착 생물 서식공간은 줄어들고 있다.

또 바다의 불청객인 바다 사막화, 즉 백화현상이 마을어장마다 발생하면서 제주의 수산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위기는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제주바다가 따뜻해지면서 참다랑어 양식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도내 한 수산업체는 참다랑어 200여 마리를 치어 때부터 수조에서 길러 지난해 10월 출하에 성공했다. 바닷물을 끌어다가 참다랑어 새끼를 큰 고기로 키운 것이다.

제주 바다의 변화에 대해 이승종 아열대연구센터 연구원은 “현재 제주의 어업지도가 확 바뀐 것은 아니지만, 어장 형성과 어종별 어획 시기는 빠르거나 늦어지는 등 계속 변하고 있다”며 “특히 아열대성 어종의 출현빈도가 높아지는 만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인력 확보와 급변하는 어업환경에 대처할 연구와 정책 개발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의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센터 750-4370.

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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