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자존심을 지킨다’VS ‘전통시장의 옛 명성을 되찾는다’

도내 유통가에 대형마트와 전통시장간 고객 유치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본격 시행된 대형마트 의무휴무제가 가져온 의미있는 변화로, 향후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형마트는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말 그대로 파상공세를 펴고 있다. 의무 휴무제 영향과 함께 최근 소비 둔화세로 매출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시장은 대형마트 의무 휴무제에 따른 기대감에 부풀고 있다. 전통시장별 할인행사 등을 통해 고객들의 발길을 되돌리기 마케팅 전략으로 새로운 비상의 나래를 펴고 있다.

아직 초반이지만 지난 한달간 성적표는 전통시장의 다소 우위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대형마트가 대대적인 가격 및 물량 공세에 나선데다 전통시장의 취약 계절인 여름철을 감안할 때 열세에 놓인 전통시장이 어떤 묘안으로 승부수를 띄울지 주목된다.

▲거세지는 대형마트 가격 공세=매달 두 번째 금요일과 네 번째 토요일에 문을 닫아야 하는 대형마트 의무휴무제 시행 이후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가격 및 할인 공세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의무휴무제 시행 첫 달인 지난달 매출 분석 결과 계획 대비 10% 정도 밑도는 부진에 빠지면서 손실이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달 들어서는 소비 위축 조짐까지 나타나면서 사활을 건 가격 경쟁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일요 휴무로 팔지 못해 쌓여가는 농산물을 대량 구매해 우리 농가를 돕겠습니다’는 의무 휴무제 활용 ‘통 큰 기획’을 선보이며 버섯과 감자, 배추, 얼갈이, 계란, 삼계탕용 생닭, 수박 등의 가격을 대폭 내려 고객 잡기에 나섰다.

이마트도 여름 보양식 특수를 겨냥한 제주 방목 토종닭과 민물장어, 통오리구이를 비롯해 수박, 계란 등을 주력 할인 상품으로 내걸고 일요일 정상 영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의무 휴무일에 따른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할인 마케팅도 진행되고 있다. 이마트 제주점은 의무 휴무일 전날 신선식품과 일반상품에 대한 할인 판매를 강화하고 있으며 롯데마트 제주점은 휴무일 전에 5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휴무일 다음 주말에 쓸 수 있는 3000원권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관계자는 “현재 추세로 볼 때 의무 휴무제 시행에 따른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본사 차원에서 할인 행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활기 띠는 전통시장=대형마트 의무휴무제 시행 이후 전통시장은 점차 활기를 띠는 분위기라는 게 상인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실제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상인연합회가 여론조사전문기관에 의뢰해 도내 전통시장 및 상점가 점포 378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지난달 매출이 전월보다 평균 5.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을 찾은 고객 역시 4.9% 늘어나 지난달 대형마트 의무 휴무제 시행 효과가 나타났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제도적인 지원 속에서 1라운드 경쟁에서 판정승을 거둔 전통시장은 지속적인 할인 이벤트로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제주시 동문시장과 서문시장 등 전통시장 별로 진행되고 있는 10% 할인행사는 물론 즉석에서 이뤄지는 덤 주기 서비스 등으로 인정이 넘치는 시장 분위기를 연출, 고객들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윤치영 서문공설시장상인회장은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며 “앞으로 흑돼지 한마리 서비스 등 다양한 고객 유치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원일 동문재래시장상인회장도 “대형마트 의무 휴무제는 재래시장상품권 발행 이후 재래시장 활성화를 주도할 호재”라며 “상인들끼리 합심해 고객 유치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와의 유통 전쟁에서 당당하게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인 스스로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변신 노력’이 절실하다는 게 유통 조사기관 전문가의 조언이다.

유통 조사기관 관계자는 “서울 우림시장인 경우 할인쿠폰 등으로 깜짝 세일 행사를 벌이면서 대형마트의 포위 공격을 이겨내는 등 전국의 전통시장마다 새로운 변신에 나서고 있다”며 “도내 역시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전통시장만의 장점이 부각돼야 지속적인 성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