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50년 전 일이 지금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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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과 함께 한 제주개발 더할 수 없는 영광"
재일동포 사회와 유대강화, 단절됐던 교류 물꼬 터
머지 않아 홍콩 하와이 뛰어넘는 국제관광도시 확신

나는 제주일보(회장 김대성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이사장)의 초청으로 지난달 29일 1박2일 일정으로 제주도를 방문해 발전하는 제주도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또 50년 전 나와 함께 제주발전의 청사진을 그리며 제주개발의 땀을 흘렸던 제주발전의 주역인 양치종 전 교육감, 고봉식 전 교육감, 이군보 전 제주도지사, 장시영 원장을 만나 50년 전의 얘기를 회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무엇보다도 나는 오래전 세상을 떠난 김한준 전 제주도총무국장(제주일보 김대성 회장, 김대우 사장의 선친), 최정숙 전 교육감, 문종철 제주대학장, 홍종언 제주상공회의소회장, 김영진 적십자사제주지사장의 묘소를 찾아 인사를 드릴 수 있었던 것이 너무 좋았다.

 

나와 함께 같이 일했던 많은 분들의 묘소를 찾아 인사를 다 하지 못해 못내 아쉬웠지만 이 지면을 빌어 서귀포의 강창학씨, 송방식씨를 비롯한 여러분들과 그 분들의 후손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그 분들이 있어 내가 제주도지사시절 추진했던 많은 제주개발사업들이 도민들의 성원속에 차질 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고 오늘날 제주의 발전의 기초가 되고 밑거름이 됐다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다.

 

나는 몇 분이나마 묘소를 찾아 인사를 드릴 때 마치 그분들이 살아 있는 듯 생생했다.

 

내가 도지사에 처음 부임해 막막했던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제주발전의 방향에 대해 의논하고 토론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한라산 횡단도로(5.16도로)개발, 지하수 개발, 제주대학 국립대승격, 4.3이재민 원주지 복귀사업, 중산간 개발, 단절됐던 재일동포사회와 유대강화.....

 

제주개발의 상징으로 한라산 횡단도로 개발을 처음 제기했을 당시 제주도내에 단 1m의 포장도로도 없는 상황에서 모두가 ‘과연 할 수 있을 까’하는 생각에 놀라던 일, 지하수 개발에 성공해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는 모습을 보고 신기해하며 기뻐하던 도민들의 모습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하수를 이용한 수도를 설치했을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신기해서 수도꼭지를 자꾸 트는 바람에 고장이 그치질 않을 정도였다.

 

5.16후 군사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4.3사건 이재민 원주지 복귀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처음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이재민 현황을 조사하고 원주지 복귀희망자수를 파악한 후 정부와 예산을 절충할 때 일하던 공무원들은 너무나 신명이 났고 보람에 기뻐했다.

 

이 사업 기공식 행사에 참석했던 이재민들의 불안하고 두려워하던 표정을 잊을 수 없다.

 

당시만 해도 이재민들 스스로 원래 살던 곳으로 돌려보내달라고 요구하려는 생각도 못하던 상황에서 이 일이 추진되니까 혹시 또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하며 기뻐하지도 못했던 모습에 나는 가슴이 아플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도지사 임기를 마칠 때 까지 이 사업에 많은 애착을 가졌고 끝까지 예산을 확보한 후 다음 강우준 도지사에게 넘겨줬다.

 

나는 제주도에서 삼다수가 생산돼 시중에 나왔을 때부터 삼다수만 먹고 있다.

 

삼다수만 보면 흐믓하고 발전된 제주도의 현재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 제주도지사로 부임해 읍면지역 마을을 순회할 때 빗물과 바닷가 용천수를 허벅에 길어다가 물을 먹고 있던 도민들의 고단하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은 일이 있다.

 

그래서 하와이의 경험 사례를 보고 제주도에 지하수 개발을 추진했는데 이를 두고 도민들은 ‘물의 혁명’이라고 평가해주었다.

 

나는 이번 제주방문에서 처음 지하수 개발을 성공했던 현장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찾을 수 없어 그 대신 제주삼다수 공장을 찾았다.

 

고맙게도 오재윤 제주도개발공사사장이 직접 나와 내게 안내를 해주고 제주삼다수개발 현황을 설명해주고 생수공장을 견학할 수 있게 해주었다.

 

국내 먹는 샘물시장을 석권한데 이어 이제 해외로 수출물량을 확대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격세지감’‘감개무량’이라는 말로도 기쁜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했다.

 

먹늘 물 구하기가 그토록 어려웠던 제주도가 50년이 지난 이제 제주도의 물이 제주도를 대표하는 상품이 돼서 전 세계에 수출하는 날이 멀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나는 이번 제주방문에서 4.3당시 많은 집들이 불타고 전 주민이 해안가로 쫓겨나 폐허가 됐던 중산간 마을 봉개동에 4.3이재민 원주지 복귀사업을 추진해 준공식을 한 후 50년만에 처음으로 다시 찾았다.

 

옛 모습은 간데 없고 지금은 큰 마을이 형성돼 있었다.

 

내가 봉개마을 찾았을 때 당시 원주지 복귀사업으로 재정착했던 마을 주민을 만나 볼 수 있었다.

 

그 분은 내게 내 덕분에 마을이 재건되고 살기좋은 곳으로 변모했음에 감사하고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고 인사를 했지만 나는 마을을 이렇게 발전시키고 조상대대로 살아온 땅을 잘 지켜 가꿔준데 대해 오히려 참 반갑고 고마웠다.

 

내가 추진한 일에 대한 더 깊은 보람을 느낄 수 있음에 고개 숙여 고마움을 전했다.

 

전부 불타버린 봉개동 마을을 재건한 것은 내가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고 그분들이 폐허였던 마을을 몰라보게 변화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이틀간 제주도를 둘러보며 제주도의 도로망이 너무 잘 놓여 있고 통행하는 차들도 많아 마치 서울의 도심지 도로에 와 있는 것 같았다.

 

막무가내로 다그치며 한라산 횡단도로개발을 추진했을 당시와 비교하면 이렇게도 변화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내가 생각하고 상상했던 이상으로 제주도는 비약적 발전을 이뤄냈다.

 

나는 머지않아 제주도는 홍콩과 하와이를 넘어서는 국제자유도시로, 국제관광도시로 환경도시로 발전할 것이라 믿는다.

 

그야말로 제주도민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국민들이기 때문이다.

 

내가 제주도민들과 함께 제주개발의 첫 삽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그리고 도민과 함께 제주개발에 호흡을 함께 했던 박정희 대통령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5.16 이전만 해도 중앙정부로부터 버려지고 소외됐던 제주도를 지금의 제주도로 발전시키는데 박 대통령의 제주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든든한 힘이 됐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도 5.16은 제주도를 위해 일어난 일로 생각한다. 또 어느 지역보다 제주도민들은 박 대통령을 지지하고 아꼈다고 본다.

 

내가 제주일보 지면을 통해 50년 전 제주개발을 시작하고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기억해줬으면 하는 바람에 1961년 5월24일부터 1963년 12월25일까지 2년7개월간의 여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이는 나의 회고록이기에 앞서 제주도민의 기록이고 제주도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이제 다음 46화를 마지막으로 내가 전하고 싶은 말을 마무리 하려한다.

 

한편 지난 36화에 연재했던 ‘한라산 횡단도로 개통-1’에 전했던 한라산 횡단도로 개통식 제주시 행사에 참석했던 인사로 거론했던 김상기 해군 제1전단 사령관은 이름이 분명치 않아 ‘함대사령관을 대신해 해군 제1전단사령관이 참석’한 것으로 바로 잡는다.
<정리=강영진 정치부장>yjkang@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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